산불이 동해안으로도 번져 경북 영덕 바닷가 마을을 덮쳤을 때 주민들이 너무 절박해 위험한 방파제 테트라포드 밑으로까지 피신한 영상, 지난주 JTBC 뉴스룸에서 입수해 단독으로 보도해드렸는데요.
[해당 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37/0000435082?sid=102]
당시 경정3리에선 피난로를 찾아 노인들을 업고 뛴 인도네시아 선원 31살 수기안토 씨의 활약도 돋보였습니다. 덕분에 이 마을에선 희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는데 연로한 주민들은 "자(저 친구) 아니면 다 죽었다"면서 마을의 복덩이라고 칭찬하고 있습니다. 수기안토 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바닷가 마을로 들이닥친 불에 방파제 끝으로 밀려난 주민들.
너무 절박한 나머지, 헛디디면 크게 다칠 수도 있는 테트라포드 아래로 몸을 숨기기까지 합니다.
[안전장비, 안전장비. 됐어, 됐어.]
눈앞에선 할머니들이 하나둘 주저앉고 쓰러집니다.
[아야, 아, 나, 거기로 나가자.]
위기의 순간, 마을에는 영웅이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국적 외국인 선원 31살 수기안토 씨.
이미 마을어촌계장 유명신 씨와 함께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챙겼습니다.
[수기안토, 인도네시아 선원]
"할아버지, 할머니들 다 깨워서 마스크 쓰고 옷도 입고 빨리 나오세요. 불이 여기까지 왔는데..."
하지만 해안 비탈길에다 주택이 밀집해 노인들에겐 대피가 쉽지 않았습니다.
수기안토 씨와 유명신 어촌계장은 결국 노인들을 차례차례 업고 300m 떨어진 방파제까지 오가야 했습니다.
[수기안토, 인도네시아 선원]
"업고 다리가 많이 아팠는데요. 80살, 90살도 있어요, 나이가. 일곱 집인가 왔다 갔다 왔다 갔다 했거든요."
덕분에 마을 주민 61명 모두 방파제로 무사히 피할 수 있었고 전원 배를 타고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목숨을 건진 노인들은 하나같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자~(저 친구) 아니모(아니면) 다 죽었다고"
수기안토 씨는 겸손한 인사로 답합니다.
[수기안토, 인도네시아 선원]
"지금 마음은 괜찮아요. 사람이 다 살았는데 그래서 기분도 좋아요."
복덩이가 된 이방인 영웅은 오늘도 여느 때처럼 그물을 손질하며 마을의 안전을 살핍니다.
취재 : 구석찬 정영재
영상 : 이우재 조선옥
편집 : 이지혜
구석찬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댓글 블라인드 기능으로 악성댓글을 가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