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8일) 밀착카메라는 과수원을 헤집어놓고 있는 나무 전염병을 취재했습니다. 치료 방법도 없는 '과수 화상병'이라는 게 올해 유독 심했는데요. 과일나무가 불에 탄 것처럼 변하고 농민들 마음도 타들어 갑니다.
밀착카메라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아직 다 익지도 않은 열매가 거무스름하게 썩어버렸습니다.
주변에 있는 잎들은 모두 말라 비틀어져 버렸습니다.
과수 화상병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곧 있으면 이 넓은 과수원이 문을 닫고, 나무를 모두 뽑아서 묻어버릴 예정입니다.
세균성 전염병인 과수 화상병은 불에 탄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가지는 힘없이 말랐고, 열매는 검게 변했습니다.
[박만규/사과 재배 : 뭐 막 퍼지는데. 이렇게 이제 과일 달린 데가 먼저 죽어.]
한 번 걸리면 서서히 죽어갑니다.
[박만규/사과 재배 : 화상병 판정을 받고 잠이 안 와. 농사가 다 된 건데. '썸머킹'(사과 품종) 같은 건 한 달 있으면 다…]
옆 마을은 거대한 공사장처럼 변했습니다.
한창 사과가 자라고 있어야 할 곳엔 흙만 쌓였습니다.
주변으로 중장비 움직이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제 뒤쪽에 과수 화상병에 걸린 나무들을 모두 구덩이에 파묻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뒤쪽뿐만 아니라 제 바로 앞에도 커다란 구덩이가 생겨버렸습니다.
병이 발생하면 3년은 다시 나무를 심을 수 없습니다.
[이원일/사과 재배 : 나는 다시는 못 심지. 젊은 사람들은 다시 심을 수가 있지. 3년 지나고 나면.]
그때까진 빈손입니다.
쉼 없이 움직이는 굴착기만 바라봅니다.
이 마을 과수원 190개 중 10개만 남기고 모두 확진됐습니다.
병이 점점 확산하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방역복을 입고 검사를 나섭니다.
[농민/사과 재배 : 여기는 안 그랬었는데. 여기도 어제까지.]
검체를 채취해 키트에 넣고 진단합니다.
[견민성/충주농업기술센터 주무관 : 양성이면 두 줄이 뜨고 음성이면 한 줄이 떠요.]
양성입니다.
[견민성/충주농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