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 노동자의 죽음이 잇따르고 있는데, 또 한 명의 택배 관련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형 트럭을 몰고 택배 거점 집하장을 오가면서 밤새 장거리 운전을 하던 운전기사였는데요.
가족들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가 원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조영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CJ 대한통운에서 대형 택배 트럭을 몰던 39살 강 모씨가 지난 20일 밤, 갑자기 쓰러져 1시간 뒤 사망했습니다.
강 씨는 경기도 파주와 곤지암의 거점 택배 집하장을 오가며 택배 물량을 운반해왔습니다.
강 씨는 지난 12일 오후 4시에 출근을 한 뒤 사흘이 지난 15일 낮 2시에서야 귀가했습니다.
두 시간 뒤인 4시에 강 씨는 다시 출근해 트럭을 몰았습니다.
휴일이었던 18일에도 오후 2시에 출근한 뒤 다음날 오후 12시까지, 22시간을 근무하고 퇴근했지만, 5시간 뒤인 오후 5시, 다시 일하러 집을 나섰습니다.
그로부터 31시간을 일한 뒤, 배차를 마친 강 씨는 곤지암집하장 휴게실에서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진지 1시간 쯤 뒤, 강 씨는 숨을 거뒀습니다.
강 씨의 영정 앞에는 캔 커피 하나가 놓였습니다.
졸음을 쫓기 위해 마시던 그 커피였습니다.
강 씨의 아버지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가족들은 평소 심장이 좋지 않던 강 씨가 코로나19와 추석 등으로 살인적인 노동을 하다가 숨졌다고 주장합니다.
[故 강 모 씨 아버지]
"코로나가 생기면서 주 6일 근무를 시키더니 이제는 토요일도 시키는 거예요. 원청에서 작업지시를 하면 안 할 수가 없잖아요."
배차 명령이 떨어지면 휴일에 집에서 쉬다가도 곧바로 출근해 트럭을 몰았다고 했습니다.
"어쩌다가 집에 행사가 있어서 오면, 그냥 일하러 가야한다고 애들만 두고 저혼자 일을 하러 가고 그럴 때 가장 가슴이 아팠죠."
4살, 7살 자녀를 남기고 숨진 39살 강 씨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어서 산재보험의 적용대상도 아닙니다.
과로가 원인이 돼 숨진 것으로 보이는 택배 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