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71년 법원 역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 원장이 형사 재판을 받고 있죠.
양승태 원장의 재판이 내일 백 회를 맞습니다.
1심 재판인데 공판이 백 차례나 열렸고 이제 절반 정도 진행 됐다면 굉장히 신중하거나 지지 부진 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재판의 대상이 전직, 법원의 수장이라서 그런 걸까요?
이 재판, 왜 이렇게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지 김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19년 2월 시작….1년 8개월째 재판
-혐의 47개, 공소장만 296쪽
(*2020.10.19 기준)
-증인 최대 2백명 예상…지금까지 54명 출석
-증인 대다수 전현직 판사
-출석 예정 증인은 19명
재판부가 출석 여부 결정해야 하는 증인 81명
['사법농단' 재판, 왜 더딜까?]
방대한 혐의와 복잡한 법리 다툼, 사법부 최고위 법관들을 상대로 한 재판은 곳곳이 암초였습니다.
공판 초기, 최고의 법률 전문가인 피고인들은 검찰이 낸 서류증거의 형식부터 따지고 들었습니다.
증거 문건의 "글자체가 원본과 다르다"거나 "인쇄본 페이지 수도 실제와 맞지 않다"는 식이었습니다.
[고영한/전 대법관 (지난해 6월)]
(대법관님 안녕하십니까. 페이지 수나 글씨체 이런 거 가지고 지금 재판을 한 달 정도 지연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
(그 글씨체가 함초롬바탕체와 다른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
기소된 지 무려 다섯 달만에야 시작된 증인신문, 그마저도 증인으로 채택된 현직 판사들은 출석을 피하기 급급했습니다.
"당직"이라서 못 나간다, "체육대회에 참가해야 한다"는 불출석 사유들이 등장해 빈축을 샀습니다.
하염 없이 늦어진 재판은 1년 8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이제 겨우 절반, 1심 선고는 내년에야 이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사법농단' 실체는 어느 정도 밝혀졌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동원 배상과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등의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사법부에 쓴소리 하는 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