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대 기세가 맹렬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백 일 넘게 잠잠하며 한해를 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입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고 봄철 전파 가능성도 적지 않아 섣부른 안심은 금물이란 지적입니다.
류재복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9월 17일, 첫 확진 판정이 난 아프리카돼지열병.
경기 북부와 인천을 중심으로 하루가 멀다고 발생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돼지를 많이 기르는 충청 지역은 전염 공포 때문에 불안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이종복 / 충남 홍성군 (지난 9월) : 병이 한 번 오면 몇 년 간다고 하더라고요. 몇 년 안 먹여야 괜찮다고요. 그러니까 다 끝난 거죠. 3∼4년 안 먹이면 그동안 뭐하겠어요.]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14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동 중지나 대대적 방역에도 확산 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결국, 초강수를 내놨습니다.
발병 지역 사육돼지 44만 마리를 모두 없애기로 했습니다.
[이낙연 / 국무총리 : 바이러스가 거의 창궐 직전까지 갔다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다른 돼지들도 예방 처분하기로 농가들과 합의를 이뤘습니다.]
이번엔 야생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나왔습니다.
멧돼지는 가장 유력한 바이러스 전염원입니다.
특히, 북한 접경 지역에서 폐사체가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정부는 멧돼지 남하를 막기 위해 울타리를 치고 사살을 허용하는 등 전파 차단에 나섰습니다.
[김현수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개체 수를 줄이면 경계지역에 있던 멧돼지가 아래로 내려가려는 활동성이 줄 겁니다. 먹이 등을 구하기 쉬워지니까. 동시에 차단 지역을 제로화하면…]
지난 10월 9일 이후, 사육 돼지에서 바이러스 소식은 없습니다.
가능성도 상당 부분 차단됐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종식 선언 등은 아직 검토되지 않습니다.
질병 유입 경로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데다 봄이 돼 기온이 오르면 또다시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내년 방역 예산을 3천700억 원으로 늘렸습니다.
YTN 류재복[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