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테헤란 부근에서 격추된 우크라이나 여객기 잔해
[테헤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특별법정을 설치해 우크라이나 여객기 피격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격추 주체인 혁명수비대는 피격 정황을 보여주는 동영상 촬영자를 체포하는 등 진상규명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14일(테헤란 현지시간) 고위 법관 1인과 전문가 수십명으로 구성된 특별법정을 설치해 우크라이나 여객기 피격 사건을 심리하는 방안을 법원에 요청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란 국영 매체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것은 일반적인 사건이 아니다. 전 세계가 이 재판을 지켜볼 것"이라며 특별법정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란 법원의 골람 호세인 이스마일 대변인은 추락 현장에서 회수된 비행기록장치를 프랑스로 보내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8일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 보잉 737-800 기종 여객기 PS752편이 테헤란 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쏜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 탑승자 176명 전원이 숨졌다.
이란 당국은 사건 초기 '기계적 이상'을 추락 이유로 밝혔다가 동영상 등 피격설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이어지고 서방 정상들이 '우발적 격추'에 무게를 싣자 사흘만에 미국 미사일로 오인해 격추했다고 시인했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 "여객기 격추, 용서 못할 과실"
[EPA=연합뉴스]
로하니 대통령은 '정직한 진상규명' 의지를 밝히면서, 사건의 책임을 어느 한 사람의 실수로 몰아가려는 시도를 경계했다.
공군 지휘관 출신인 로하니 대통령은 "공중방위 문제에 익숙한 내가 보기에 이번 일은 한 사람의 책임일 리가 없다"며 "발사 단추를 누른 사람만이 아니라, 다른 (책임질)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대변인 알리 라베에이는 사건 초기 '기계적 이상'을 추락 원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