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기다리는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
[멕시코 대통령실 제공]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새 주인을 기다리며 1년 넘게 미국 격납고에 머물렀던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가 결국 주인을 찾지 못하고 멕시코로 돌아오게 됐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매각을 기다렸던 전용기를 곧 다시 멕시코로 가져온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매각 예정인 다른 정부 소유 항공기 32대, 헬리콥터 39대와 함께 대통령기도 멕시코에서 경매에 부칠 예정이라며, 여러 명이 함께 구매하도록 하거나 시간제로 대여하는 방안 등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12월 취임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대통령 전용기 TP01의 매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의 이 전용기는 전임자인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이 2016년 2억1천800만 달러(약 2천525억원)를 주고 사들인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전용기 내부 소개하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EPA=연합뉴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긴축 정책과 대통령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으로 전용기를 내놓고 취임 이후 민항기로 출장을 다녔다.
그가 공항에서 다른 승객들과 함께 줄을 서고 보안 검색을 받으며 취임 1년 후 129번 민항기를 타는 동안, 보잉사 격납고에 있는 전용기는 쉽사리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정부는 몇 차례 구매 후보가 있다고 전했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날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구매 희망자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막판에 계약이 무산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가만히 서 있는 전용기의 보관과 유지·보수에 쓴 비용만도 2천800만 페소(약 17억2천만원)에 달한다고 멕시코 정부는 밝혔다.
앞서 멕시코 일간 레포르마는 매각을 앞둔 전용기의 유지비가 사용할 때 드는 비용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