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며 '백지 시위' 펼치는 中 시민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 추도식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검열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백지 시위'를 펼치고 있다. 지난 24일 북서부 신장 우루무치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당시 방역 강화 차원에서 아파트를 봉쇄하기 위해 가져다 놓았던 설치물이 진화를 막았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며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2022.11.28 ddy04002@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코로나19 관련 고강도 봉쇄 조치에 저항하는 중국의 이른바 '백지 시위'가 자유를 갈망하는 청년 세대의 움직임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 우루무치에서 19명의 사상자를 낳은 아파트 화재가 중국의 방역 조치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중국 16개 지역의 최근 시위 양상을 보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와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지난 27일 상하이에서 시위에 참여한 20대 주민들은 신장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 백지와 꽃을 들고 "자유를 원한다"고 외쳤다.
베이징 거리를 행진하던 한 젊은 시위자도 CNN에 "공정한 사회에서는 어느 누구도 그들의 발언만으로 범죄자가 돼선 안 된다"며 "우리에겐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두 시위에 참여한 또 다른 한 여성은 "추모의 말들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고, 하고 싶은 말들을 해야 했다"며 제도·양심의 자유에 대한 갈망과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는 '떼 놓을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자유에 대한 갈망은 더 나아가 시진핑 퇴진을 요구하는 저항 시위로도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시위 초기부터 '시진핑 퇴진'을 부르짖는 인파를 발견할 수 있었고, 27일 시위에서도 이러한 요구는 계속되는 모습이었다.
청두에서는 시진핑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날 수백 명의 시위대가 '반독재'를 외치는 장면이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프리드먼 방정식이 프린트된 종이를 들고 있는 칭화대 학생들
[@yajunwwz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청년 세대가 주도하는 만큼 각종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과 말장난을 섞은 창의적인 검열 회피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정부의 게시글 검열에 대한 항의 표시로 흰 종이를 펴드는 이른바 '백지 시위'가 대표적이다.
베이징 시위에 참여한 영화제작자 헤이즐 류는 백지 시위가 "우리는 목소리를 잃었지만 강력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원 샤오 챵은 "우리가 표현하고 싶다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고, 정부도 알고 있다"며 "빈 종이만 들고 있어도 모두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칭화대를 비롯한 대학가에선 우주의 팽창 속도를 측정하는 프리드먼 방정식이 적힌 종잇조각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민심 이반 속도에 대한 경고라거나, '프리드먼'의 중국어 발음이 '자유로운 사람', '자유를 찾은 사람'으로도 읽혀 이를 표현한 것이라는 등 해석이 분분하다.
상하이에서는 시위대가 '저는 말한 적이 없어요'라고 적힌 종이를 벽에 붙였고, 온라인에는 '예·좋다·맞다' 등 긍정을 표현하는 단어로 빼곡히 채워 간접적인 항의 표시를 하는 게시글도 올라오고 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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