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흔드는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브라질리아 EPA=연합뉴스) 석 달 간의 미국 체류 후 귀국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국제공항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3.3.30
(서울·멕시코시티=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이재림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 체류 석 달 만인 30일(현지시간) 귀국했다.
브라질 현지 매체 G1과 CNN 브라질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0분께 수도 브라질리아 국제공항에 도착한 보우소나루는 자신을 배웅하러 나온 아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 의원, 바우지마르 코스타 네투 자유당(야당) 대표 등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어 전임 대통령 예우 규정에 따라 경호대원의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곧바로 자유당사 내 비공개 행사에 참석한 그는 브라질 국기를 몸에 두르거나 국기색인 노란색과 파란색 옷을 갖춰 입고 기다리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자유당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연설 동영상을 보면 보우소나루는 "지금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룰라의 노동당이) 집권하고 있지만, 그들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계 복귀를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이어 미국 체류 소감에 대해 "그곳에는 표현의 자유와 적법한 방어권, 사유재산 인정 등 브라질이 구현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며 "이 북미 국가의 모습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귀국 환영 인파
(브라질리아 AF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국제공항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우소나루 귀국을 환영하기 위해 모여 있다. 2023.3.31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날 미국 출국 전 플로리다주 공항에서 만난 CNN 기자에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이끌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경험 있는 사람으로서 나의 당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당인 자유당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치러지는 지방 선거에서 브라질 전역을 돌며 유세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당은 보우소나루를 명예 총재로 추대한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보우소나루는 또 자신이 패배한 작년 10월 대선 결과에 대해선 "이미 페이지는 넘어갔다. 우리는 내년의 선거를 준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지금껏 대선에서 진 사실을 직접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익 운동은 죽지 않았다"며 귀국 후 야당 세력을 이끌면서 대선 불복 폭동을 선동했다는 비난과도 맞서 싸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대선에서 패배한 뒤 승복 선언을 하지 않고 지내다가 룰라 대통령 취임 이틀 전인 12월 30일 브라질을 떠나 미국에서 지내왔다.
미국 체류 중이던 1월 8일 그의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 연방 관구에 있는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등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 건물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대선 불복 폭동 사태를 일으켰다.
이와 관련, 브라질 검찰은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여기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수십억 원 상당의 사치품을 불법 반입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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