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깨지고, 부서진 토기 조각들을 하나하나 일일이 맞춰 유물 복원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70대의 자원봉사자 들인데요.
이루라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손바닥 크기 만한 토기에 붙어 있는 새 모양 장식. 전시 직전 가까스로 복원된 신라시대 토기 유물입니다.
한영민 /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 자원봉사자
"마지막 일주일 전에 찾아서, 그래서 도록에도 실리지 못한..."
이 극적인 복원 작업의 주인공은 24년 경력의 70대 자원봉사자들입니다.
4명이 한 팀을 이뤄 상자마다 수북이 쌓인 토기 조각들을 재질, 색깔, 두께, 문양 등에 따라 분리한 뒤 맞추기 작업에 들어갑니다.
"이 분 다리 좀 찾아줘~"
박물관에서 교육을 받은 뒤 20년 넘게 해온 일이지만 사진 한 장 없는 토기 파편들을 맞춘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여생
"오랜 기간 토기하고 친해져야 어떤 재질이고 어떤 질감이 난다, 내 손에서 익숙해져야 맞출 수 있는 것 같아요."
같은 자세로 앉아 작업을 하고 독한 접착제 냄새를 참아내면서까지 일을 지속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원자
"지금까지도 출근할 때마다 유물을 보면 감동이 밀려와요. 내가 직접 보고 만질 수 있고 맞출 수 있고..."
다만 매일 조각을 맞추다 보니 생긴 직업병도 있습니다.
송선영
"접시가 깨진다던가 꽃병이 깨진다던가 하면 그걸 그냥 못 버려요. 꼭 붙여야 해요. 쓰지는 못할 지언정."
매일 과거로 돌아가 옛 사람들과 조우하는 이들. 역사 복원의 숨은 공신들입니다.
TV조선 이루라입니다.
이루라 기자(irura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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