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각장애인 곁을 지키는 도우미견은 익숙해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도우미견이 있다는 건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각장애인의 귀 역할을 대신 하지만 아직 인식이 부족해 출입을 거부당하는 일이 잦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함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른 한 살 청각장애인 이지현 씨에게 떨어질 수 없는 존재가 있습니다.
5년 전 만난 '여름이'.
올해 10살로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구별하기 어려웠던 이 씨에게 휴대전화 소리를 듣고 위치를 알려줍니다.
[이지현/청각장애인 도우미견 '여름이' 견주 : 제 귀 대신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강아지입니다. 가족 같은 사랑하는 강아지.]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의 경우 대부분 소형견이어서 반려견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출할 때는 이렇게 도우미견임을 알리는 조끼를 입히고, 장애인 보조견이라는 등록증을 지니고 다녀야 합니다.
이 씨가 여름이와 나들이를 나왔습니다.
도우미견과 함께 사는 청각장애인들이 처음으로 전국에서 모였습니다.
점심 먹을 곳을 찾지만 쉽지 않습니다.
[식당 관계자 : 증명할 수 있는 게 있나요? 이렇게 작은 강아지는 처음 봐가지고. 입마개 같은거 해야 돼요. 다른 분들이 위험할 수가 있어요.]
훈련을 받아 안전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장애인 도우미견은 법적으로 출입이 가능한데도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카페 직원 : 죄송한데 (사장님이) 안 된다고 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냥 안 된다고만 하시네요.]
[김애라/청각장애인 도우미견 '뽀삐' 견주 : 왜 안 되는지 기분이 나빠요. 정확한 이유도 설명 없이…]
거절당하는 게 일상입니다.
[원서연/청각장애인 도우미견 '구름이' 견주 : 항상 거절해요. 거의 80% 이상. '오세요' 하는 건 진짜 한두 번 정도.]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은 우리나라에 1997년 도입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전국에 청각장애인은 37만명인데, 현재 활동 중인 도우미견은 약 서른 마리에 불과합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받는 예산은 3억원 정도인데,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을 훈련시키는데는 많이 부족합니다.
[이이삭/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사무국장 : 한 마리를 만들어내는데 보통 한 1년 정도 (훈련 기간), 비용은 천만원 정도. (인건비 등)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장애 때문에 들어갈 수 없는 곳이 있어선 안 되겠죠. 장애인 도우미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의 출입을 막는 건 청각장애인들의 출입을 막는 것과 같은 것 아닐까요.
[작가 강은혜 / VJ 김원섭 김대현 / 영상디자인 김현주]
함민정 기자 ,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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