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해드린 서울구치소 앞과 똑같은 풍경은 이재명 대표가 영장 심사에 출석하던 오늘(26일) 오전 이곳 서초동 법원 앞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됐습니다. 제가 이른 아침부터 둘로 갈라진 현장을 둘러보고 이 대표를 지지하는 편, 그리고 반대하는 편의 목소리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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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앞 도로는 두 쪽으로 갈라졌습니다.
한쪽에는 '이재명을 지켜내자'라고 적힌 피켓을 든 지지자들이 모여 영장담당 판사를 압박했습니다.
[판사님은 잘 들으십시오. 오늘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판사님도 함께 해주십시오.]
반면 건너편엔 '이재명 구속'을 외치는 사람들이 모여 구속 필요성을 조목조목 외쳤습니다.
[사법방해! {이재명 구속} 증거인멸! {이재명 구속}]
경찰은 일찌감치 법원 주변 곳곳에 인력을 배치하고 펜스를 쳤습니다.
법원 청사 안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신분 확인 후에 통행을 허락할 정도로 경비 수준도 높였습니다.
그런데도 길을 건너 상대편 진영을 향해 가려다 경찰에 제지를 당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이 대표가 도착할 때쯤 분위기는 한층 격앙됐습니다.
[여러분, 이재명 대표님 지금 들어오고 계신답니다.]
이 대표가 차에서 내린 법원 출입구 쪽은 완전히 통제돼 지지 측과 반대 측 모두 접근하지 못했지만, 300m 바깥에서라도 이 대표 귀에 들리게 하려는 듯 양측은 모두 마이크 음량을 한껏 키워 "구속"과 "기각"을 외쳤습니다.
이 대표가 이미 법원에 들어갔고 비가 이렇게 계속 많이 내리는데도 양측 모두 자리를 지키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를 '구속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로 두쪽 난 서초동이 지금 우리 사회의 축소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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