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명 대표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민주당의 신경전은 추석 연휴에도 계속됐습니다.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검찰의 압수수색이 370여 차례라는 야권의 주장에, 검찰이 사실이 아니라며 입장문까지 내고 반박했는데, 누구 주장이 맞는 건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검찰이 반박문을 낸 배경이 뭡니까?
[기자]
지난달 이재명 대표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렸는데요. 공개 발언에서 구체적인 숫자가 나왔습니다.
조정식 /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9월 12일 의원총회)
"지난 1년 6개월 압수수색만 376차례에 달했습니다. 그것도 언론에 보도돼서 확인된 것만요. 박근혜 국정농단 때 특검이 압수수색한 것이 46회였습니다. 이에 비해 8배가 넘는 숫자입니다."
그 뒤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하며 300번 넘는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조국 전 장관도 가세하면서 야권에서는 검찰 수사가 과도했다는 비판이 거세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숫자가 사실이 아니란 건가요?
[기자]
네,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연휴 중인 지난 30일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냈는데요. 현 정부 들어 수사팀을 다시 꾸린 뒤로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횟수는 대장동과 대북송금 의혹 등 모두 합쳐 36차례 뿐이라며 압수수색 장소도 경기도지사실과 성남시장실 등 열군데 정도라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차이가 너무 나는데, 그럼 '376회'라는 숫자는 어떻게 나온 겁니까?
[기자]
검찰이 나름대로 추정했는데요. 먼저, 경찰 수사를 모두 합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5월 경찰이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음식점 100여 곳 등 매출장부를 확인한 걸 포함시켰단 겁니다. 여기에 김만배 일당과 이화영 전 부지사, 백현동 개발 비리 피의자들 압수수색도 합쳐졌다고 봤습니다.
[앵커]
검찰의 주장이 사실이면 이건 명백한 가짜뉴스인데 민주당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민주당은 언론보도를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이재명 압수수색' 이라는 기사 제목을 기준으로 횟수를 셌다는 건데요. 성남FC와 도청 직원들, 이 대표 가족도 들어갑니다. 앞서 검찰이 추정한 김혜경 씨 관련 수사를 뜻한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 대표와 다 연관된 혐의기 때문에 종합하면 그렇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는데요. 결국 검찰 수사의 목적지가 이재명 대표니 다 넣는 게 맞다는 겁니다.
[앵커]
박근혜 정부 당시의 국정농단 수사와 비교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건 어떻습니까?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 관련 압수수색이 46회였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박영수 전 특검의 발표를 근거로 한 겁니다. 이재명 대표 관련 압수수색은 36회니까 이보다 적은데요. 하지만 국정농단 수사는 박 전 대통령 말고도 최순실, 삼성 등 수사 대상이 많았습니다. 376회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무리한 측면이 있지만, 이 대표 관련 압수수색 횟수도 적은 편은 아니라는 게 법조계 시각입니다.
[앵커]
결국 회수를 세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는 거군요. 잘 들었습니다.
홍혜영 기자(bigyim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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