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1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생전에 문재인 대통령과는 이렇다 할 인연이 없었다.
역대 대통령들과 재계 총수들은 짧은 만남으로라도 인연을 맺었지만,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쓰러진 뒤 여생을 병실에서 보내 2017년 5월 취임한 문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없었던 탓이다.
그나마 가깝게 얽혀있던 시기를 찾는다면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05년에 '삼성 봐주기 의혹' 논란이 일었던 금융산업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 논란과 관련한 경위를 조사했던 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7월 금산법 개정안이 의결되던 국무회의에서 일부 조항이 삼성전자의 삼성생명 및 삼성카드 계열사 지분 불법 보유에 면죄부를 준다고 지적했고, 이에 민정수석실은 금산법 개정 경위와 입법 취지 등을 조사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브리핑을 통해 절차상 문제는 있지만 삼성 측 로비가 작용했거나 정실이 개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를 비롯한 지배구조 문제에 숨통이 트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각종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세워 재벌개혁 의지를 천명했던 만큼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가(家)와의 관계는 더 가까워지기는 쉽지 않았다는 시선이 많다.
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2016년 12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10대 재벌의 개혁을 지켜보되 삼성에 대해선 더욱 특별히 보겠다"며 "심하게 얘기하면 삼성이 그만큼 우리 사회를 지배한다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대통령 취임 직후 이 회장의 처남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으로 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