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생전에 강인하기로 유명했지만 공개석상에서 두차례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2008년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기소됐다. 그해 7월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여섯번째 재판에서 판사는 이 회장에게 '계열사 중 특별히 중요한 회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회장은 "전자와 생명"이라고 답했다.
이어 "삼성전자[005930]에서 나오는 제품 중 11개가 세계 1위인데 1위는 정말 어렵다. 그런 회사를 만들려면 10년, 20년 갖고는 안된다"고 말을 이어가다 목이 메었고 끝내 눈물을 흘렸다.
당시 이 회장은 퇴진해 삼성전자 대표이사직도 내려놓은 상태였다.
이 회장은 이듬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10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영권 편법승계 문제, 검사 '떡값' 제공 의혹, 비자금 사건 등으로 이 회장과 삼성은 세간의 부정적 평가에 시달렸다.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공도 컸지만 이면이 비판받았다.
회장직을 내놓은 이 회장에게 사회에 공헌할 기회는 평창올림픽과 함께 찾아왔다.
2018년에 열릴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대해 이 부회장에게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온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를 두차례 실패한 후였다.
이 회장은 10년 넘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맡았고 평소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동호인으로서 세계 체육계에 영향력이 있었다.
이에 따라 재계와 체육계에서 이 회장의 도움을 받자는 제안이 나왔고, 정부도 이를 수용해 2009년 12월 이 회장을 단독 사면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발표 듣는 이건희 회장
(서울=연합뉴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