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의 심야 산책…달빛 비추는 궁궐 모습은?
[앵커]
이번 한가위 연휴에도 서울 4대 궁과 종묘, 왕릉 등의 유적지가 무료 개방됩니다.
경복궁과 창덕궁에선 가을밤 야간 관람 행사도 시작됐는데요.
야심한 밤 조선시대 임금님의 산책을 상상해보며 서형석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경복궁보다 더 긴 세월이 깃들어 있는 창덕궁.
해가 지고 모여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청사초롱으로 어두운 궁궐 안을 밝힙니다.
걸음마다 함께하는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다 보면, 조선시대 역사 속 한 페이지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전구가 보이세요? 역사를 품은 전구입니다. 순종황제 오시면서 설치된 1908년의 전구가 이 역사를 견디고 있습니다."
나라의 공식 행사가 열리던 인정전 천장에 그 시절 서양 전구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임금의 자리 뒤에 자리 잡은 일월오봉도를 보며 만 원짜리 지폐 속 그림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밤하늘 아래 대금과 거문고 독주를 즐기며 그 옛날 선조들이 즐겼을 풍취에도 젖어봅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라는 천원지방의 음양사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왕실 연못 부용지에 다다라선,
밤 산책을 즐기고 있는 조선시대 왕과 왕비를 직접 만날 수 있습니다.
백미는 왕실 극장이었던 연경당에서 펼쳐지는 '궁중정재' 공연입니다.
"낮에는 볼 수 없었던 궁의 모습들을 보고 그리고 실제로 그 궁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이나 그리고 왕이랑 왕비가 거동하는 재현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아 정말 궁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티켓 구하기가 힘들어 '궁케팅'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인 궁궐 야간 행사.
국가유산진흥원은 앞으로 더 많은 관람객들이 궁궐의 밤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 (codealpha@yna.co.kr)
[영상취재 : 김세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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