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다음 달 한국은행도 금리인하에 동참할지 기대가 큽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 상황은 섣불리 미국을 따라갈 만큼 간단하지만은 않 은데요. 미국 금리 인하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경제부 송무빈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송 기자, 미 연준이 단숨에 금리를 두 단계나 낮추면서 우리도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연준의 이번 결정은 금리 '인하'로는 4년 6개월만이고, 통화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방향을 튼 걸로 보면 2년 6개월만인데요. 그동안 고금리에 지친 개인이나 자영업자들은 다들 환영하는 분위깁니다.
김용재 / 도배업
"(대출) 지금 한 8억 정도 되고요. (월 이자는) 한 300(만 원) 가까이 됩니다. 미국 내린 것 같이 빨리 좀 내려줬으면…."
강은주 / 식당 운영
"일단은 손님이 없어요. 나가는 거는 고정적으로 다들 집집마다 많으니까 그러니까 아무래도 나부터도 안 쓰게 되죠."
[앵커]
그럼 한국은행이 이제는 고삐를 좀 풀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건 맞습니다. 한국은행은 외국인 자본 이탈과 환율 불안을 막기 위해서 미국과 금리 인상 보폭을 숨가쁘게 맞춰 왔는데요. 연준의 빅컷으로 한미금리차가 역대 최대치인 2%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좁혀지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게 금융권 반응입니다. 한은도 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환율 안정에 긍정적이고, 국내 물가와 금융안정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면서 환영했습니다.
[앵커]
우리 소비자 물가도 2%대로 내려왔는데요. 다음달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정사실로 봐도 무방하겠군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물가 측면에서는 이미 지난 4월부터 2%대로 내려와서 여건이 마련된 건 맞습니다. 내수 부진 탓에 2분기 경제성장이 마이너스 0.2%로 역성장한 것도 금리 인하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발 가계부채가 문젭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뛰고, 대출받아 집을 사는 사람이 늘면서 쉽사리 금리를 낮출수 없게 된 겁니다. 가계 부채는 8월 정점을 찍고 9월 들어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고, 서울 집값 상승세도 여전합니다. 시장에선 한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미국과 같은 빅컷은 쉽지 않을 걸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7시에 열린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 회의에서도 가계 부채에 대한 우려가 그대로 드러났는데요.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최상목 /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적 관리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습니다."
[앵커]
다음달 11일이면 한국은행이 결정을 해야 하는데, 결국 가계 대출을 얼만큼 잡을 수 있는지가 금리 인하의 분수령이 되겠군요. 송 기자, 잘 들었습니다.
송무빈 기자(movi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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