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시사주간지가 매긴 세계 병원 순위에서, 국내 병원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많이 올렸습니다. 암 분야 10대 병원에는 3곳이나 포함됐는데, 의료계에서는 자축할 상황만은 아니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보도에 김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세계 최고 전문병원'이라는 제목으로 각국 병원의 순위를 매긴 기획 기사를 해마다 싣습니다.
올해 기사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이 암 전문병원 순위에서 3, 5, 8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0대 암 병원에 3곳 이상 이름을 올린 나라는 미국 외에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서울아산병원은 내분비, 소화기, 비뇨기 분야까지 4개 분야에서 10위 안에 들었고, 삼성서울과 서울대는 3개 분야, 세브란스와 서울성모병원은 1개 분야에서 10대 병원에 포함됐습니다.
해외 유력 언론도 한국 의료의 국제적 위상을 인정한 거라는 평이 많습니다.
하지만 '빅5 병원'과 '수도권'이라는 '의료계의 쏠림 현상'이 다시금 드러났다는 평도 있습니다.
암 분야 300위 안에 포함된 국내 병원은 17곳인데, 전남대 화순병원을 빼면 모두 수도권에 있습니다.
[간암 환자 보호자 (경남 진주) : 주말 이럴 때는 5시간 반~6시간 (걸립니다.) 환자 입장에선 일단 조금이라도 나은 데 가고 싶거든요. 힘이 들어도.]
300위 내 병원 26곳 가운데 절반이 각 지역에 고루 분포된 일본과도 대조적입니다.
정부는 지역 의대의 교수와 학생을 늘리는 등 '지역의료 육성'을 의료 개혁의 한 축으로 삼아 쏠림을 완화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의 여파로 수술 건수와 임상연구 실적 등이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국내 전문병원의 역량이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분기별 초기 항암제 임상시험 건수가 지난해보다 약 25%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이우용/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 : 교수님들이 밤새 수술하고 밤새 환자보고 진료의 90%를 하기 때문에 연구에 시간을 낼 수가 없는 거죠.]
뉴스위크는 세계 30개국에서 의료진 수만 명을 설문 조사해 이번 순위를 발표했는데, 의료 개혁의 향배는 한국 의료의 장기적 위상에도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VJ : 신소영)
김지욱 기자 woo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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