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수와 진보 진영의 단일화 과정을 거친 두 후보는 교육정책에서도 선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누가 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정책이 180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후보의 공약 뭐가 다른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왜 중요한 겁니까?
[기자]
서울시교육감은 교육 소통령으로 불리는 상징적인 자리입니다. 관할하는 학생 수만 유치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83만 명에 달하고, 인사권을 가진 교원과 공무원도 5만 명이 넘습니다. 한 해 주무르는 예산만 12조 원입니다. 무엇보다 교육감에 따라 서울 교육 정책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박남기 /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
"막강한 재정권과 막강한 인사권을 행사하게 되고 일단 교육감은 당선이 되고 나면 거의 3선을 할 수 있어요. 1인 행정 집행기구인 교육감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거죠. 견제도 거의 잘 받기가 어렵고요."
[앵커]
두 후보 정책이 얼마나 다르길래 교육 현장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거죠?
[기자]
두 후보의 선거 포스터부터 보실까요. 조전혁 후보는 '체인지'를 내세웠죠. 진보 성향의 조희연 전 교육감이 10년 동안 추진한 정책이 실패했다며 이를 완전히 뒤집겠단 겁니다. 반면 정근식 후보는 조희연 전 교육감의 혁신 교육을 강화하고 계승하겠단 입장입니다.
[앵커]
두 후보 공약에서 눈에 띄게 다른 점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첫번째, 조전혁 후보가 내세운 초등학교 지필 평가 부활입니다. 조전혁 후보는 중간, 기말고사 등 정기시험을 되살리겠다고 공약했는데 좌파 교육 정책인 지필 평가 폐지로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크게 떨어졌단 주장입니다. 반면 정 후보는 지필 평가는 창의력이 요구되는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혁신 학교야말로 진보 교육감들의 대표적인 정책이었는데 이것도 입장이 갈리는거죠?
[기자]
혁신학교는 시험과 숙제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과 체험 중심 수업을 내세운 학교로 서울 지역에 249개 학교가 지정돼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 학력이 떨어진다며 학부모들이 학교 앞에 조화를 세워두고 반대하는 등 논란도 있었는데요. 정근식 후보는 혁신학교를 늘리겠단 입장이고 조전혁 후보는 모두 폐지하겠단 방침입니다.
[앵커]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란도 계속 이어질거 같던데요.
[기자]
학생인권조례는 지난 6월 서울시의회가 폐지를 결정했지만 조희연 전 교육감이 폐지무효 소송을 내 아직 효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조전혁 후보는 교권 강화를 위해 학생에게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가르치는 조례를 새로 만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고 정근식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와 교권 추락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일부 개선이 필요할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매번 교육감 선거가 있을 때마다 역사 교과서를 놓고 이념 논란이 뒤따랐는데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정근식 후보는 이번 선거를 보통시민 대 뉴라이트의 대결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뉴라이트 논란이 있는 조전혁 후보를 저격하고 개정 한국사 교과서로 논란이 된 정부의 뉴라이트 역사관을 비판하는데 화력을 집중하는 건데요. 조 후보는 뉴라이트 교과서 논란에 대해 "좌우간의 이념 논쟁이 있는 부분들은 다 빠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교육감은 아이들과 교육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자리잖아요. 정파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말고 정책 위주의 선거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김자민 기자(b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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