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전해드린 대로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는 딸을 대신해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가 대신 기자들을 만났습니다.
딸은 시적인 감수성을 가진 좋은 젊은 소설가라며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는데,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문학가의 딸로 태어난 문학가 한강.
새해를 맞아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소설을 얘기합니다.
'고통이 모두의 것이란 걸 느끼게 해 한편 위안이 된다'는 딸을 두고 아버지는 '자신을 뛰어넘었다'고 했습니다.
[한승원/한강 작가 아버지 : '강'은 이름부터가 신화적이고 환상적이죠. 큰 이름의 기를 받아서 그런지 큰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안 보여 찾을 때면, 컴컴한 방에서 "공상하고 있어요" 하던 어린 딸.
자신의 소설을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몰래 수집한 5.18 사진첩은 딸이 글을 쓰는 '동기'가 됐습니다.
[한승원/한강 작가 아버지 : 어느 날 부잡스러운 우리 딸이 훔쳐봤나 봐요. 비극적인 사진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대요.]
딸은 어린 시절 기억과 우리 현대사를 섬세한 문장으로 엮고 있습니다.
[한승원/한강 작가 아버지 : 그 문장이 아주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퍼요. (어느 평론가가) '드라마와 열린 인간의 사랑 이야기를 그렇게 잘 그려낼 수가 없다…']
노벨문학상을 탄 53세 작가도 아버지에게는 그저 마음이 쓰이는 어린 딸입니다.
[한승원/한강 작가 아버지 : 마음이 여려서 큰 일을 당하면 잠을 못 자고… 어젯밤에도 3시에나 잤대요. 몸이 건강해야 소설을 끝까지 쓸 수 있죠. 그래서 건강하라 그럽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건강하세요.]
딸은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말에 아버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승원/한강 작가 아버지 : 그렇게 어려운 시험 문제를… '시적인 감수성을 가진 좋은 젊은 소설가'.]
[영상취재 장정원 / 영상편집 정다정]
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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