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도권은 우리나라 면적의 12% 정도 됩니다. 그런데 전체의 10분의 1 정도 되는 이곳에,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습니다. 특히 20대 30대만 따지면 절반도 넘는 56%가 몰려 있는데요. 반면 심각하리만큼 인구가 줄고 있는 지역들은 날마다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런 곳들 직접 찾아가서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지 함께 생각해 보는 연속보도 준비해 봤습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경남 밀양에, 손기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교생이 모두 모여 연극 연습을 합니다.
[이건 행복의 눈물이에요. 저희 정말 행복….]
밀양 청도초등학교에는 전교생이 16명입니다.
교사가 9명이니, '1대 1 교육'과 다를 바 없습니다.
[손태순/밀양 청도초등학교 교장 : 일단 학부모님들이 학교만 보내주시면 학교에서 신발, 먹는 음식부터 해서 체험 활동비, 모든 것을 다 제공합니다.]
KTX 정차역이 있고, 부산·대구·울산을 잇는 고속도로망의 한가운데 있는 경남 밀양시.
영남의 교통 중심지로 자부해 온 이곳에도 인구 위기는 찾아왔습니다.
올해 7월 기준, 밀양 인구는 10만 1천145명.
최근 24년 새 19.5%나 줄었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같은 기간 12.4%에서 34%로 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분석한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보면, 밀양은 2단계에서 5단계로 바뀌며 '고위험' 지역이 됐습니다.
반전의 카드는 있을까.
밀양시는 지난 2007년부터는 출산장려금을, 2018년부터는 이주민 전입 축하금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농업이 주력 산업인 만큼, '스마트팜 혁신밸리' 등을 통한 청년 귀농에도 힘을 쏟습니다.
2년 전 밀양으로 이주한 39살 조래영 씨.
20개월의 농업교육을 마친 뒤, 지금은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딸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조래영/39세, 경남 밀양시·귀농 : 제가 (고향이) 부산인데 가깝고, 지리적으로 낯설지도 않고 그래서 밀양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시에서 유치한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의 모습입니다.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현재까지 분양률은 44%입니다.
LH가 3천728억 원을 투입해 165만㎡ 규모로 만드는 이곳에는 삼양식품이 가장 먼저 입주했습니다.
그렇게 밀양 시민 290명에게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산업단지 인근 상인 : 공장들이 늘어나면 아무래도 현지의 젊은 분들도 취업할 수 있을 거고, 원래 그 공장에 근무하셨던 분들도 (밀양으로) 유입이 되니까.]
삼양식품 외에도 기업 9곳의 입주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주 여건과 근로 환경의 개선이 인구 감소의 속도를 늦추는 데에는 필수적이라고 조언합니다.
[이상호/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일자리와 교육과 문화적 욕구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서로 결합하고 엮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빛나는 도시'를 꿈꿔온 밀양.
'인구 충격'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서승현·김나미)
손기준 기자 standar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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