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부대에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강원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 38살 양 모 씨에 대해 경찰의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양 씨가 곧바로 이의를 신청하고,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과 행정소송을 동시에 냈습니다. 양 씨는 경찰에 긴급체포될 때부터 혐의를 인정했고, 이후 수사 과정에서도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여러 차례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안 했고, 피해자나 유족에 사과도 없었습니다. 이런 양 씨의 이중적 태도 탓에 범행 동기나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두고 의혹과 억측만 무성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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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령 진급을 앞둔 현역 군 장교 38살 양 모 씨는 지난달 25일 같은 부대에 근무하던 30대 여성 군무원을 목 졸라 살해했습니다.
그날 밤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하고, 다음 날 강원 화천에 버렸습니다.
시신을 담은 봉투가 물 위로 떠오르지 않게 돌을 넣었고, 피해자 휴대전화를 쓰며 완전범죄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살해 범행 9일 만인 지난 3일 경찰에 긴급체포될 때, 양 씨는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습니다.
법원에서도 모든 혐의를 인정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0분 만에 끝났습니다.
본인의 휴대전화 암호를 경찰에 알려줬고, 이후 현장 검증에서도 양 씨는 시신 유기 과정을 차분히 재연했습니다.
[경찰(음성 변조)]
"자백은 잘하고 있어요. 수사에 협조 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취재진 앞에서는 달랐습니다.
지금까지 양 씨는 여러 차례 질문에 단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현장음]
"피해자하고 관계 어떻게 되시나요? 본인 혐의는 인정하세요? {…}"
경찰은 어제(7일) 심의위원회를 열어 양 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양 씨는 곧바로 이의신청했습니다.
오늘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공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도 함께 냈습니다.
이제 신상공개 여부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갈리게 됐습니다.
전문가는 이런 이중적인 태도가 양 씨 내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습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본인이 생각할 때도 잔인하고 인간 이하의 행동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쉽게 수용을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 수사는 이제 마무리 단계로, 이르면 오늘 검찰 송치를 앞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범행 동기나 양 씨와 피해자와의 관계만큼은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신상이나 사건 내용을 놓고 온갖 의혹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조승현)
조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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