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말이면 술에 취한 사람들로 사고가 끊이지 않죠. 서울에 이런 주취자들을 관리할 보호 시설을 만드는 문제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 반대에 장소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금요일 밤거리는 술 마시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밤이 깊을수록 덩달아 바빠지는 곳이 있습니다.
술 취한 여성이 행패를 부린단 신고에 출동한 경찰.
[그만해라!]
가족에게 잘 인계한 뒤 다음 신고를 받고 또 달립니다.
이번엔 비 오는 가로수 아래 남성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집에 가서 주무셔야지. 이름 뭐예요. 우리가 찾아드릴 테니까.]
몸은 비에 젖은 채 떨고 있고, 지갑도 핸드폰도 없습니다.
이럴 때 데리고 가는 곳, 주취해소센터입니다.
일단 눕히고, 몸에 이상은 없는지 혈압과 산소포화도를 잽니다.
[사는 집, 아파트. 무슨 아파트에 살아요? 그거 얘기해주고 자요.]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한 뒤에야 편히 재웁니다.
이 뒤로도 두 명이 잇달아 센터를 찾았고, 다음 날 아침 귀가했습니다.
이런 주취해소센터는 부산과 제주 2곳에서 병원과 연계해 운영 중입니다.
밤마다 센터는 소란이지만, 덕분에 경찰과 시민 모두 훨씬 편해졌단 반응입니다.
[박홍찬/부산연제경찰서 경사 : 지구대에서 이제 소파 같은 데나 아니면 매트 같은 거 깔아놓고… 좀 위험 부담을 가지면서 보호를 하고 있었죠, 지금까지.]
서울도 이런 주취해소센터 설치를 검토 중입니다.
종로구 무악동이 후보지로 거론됐는데, 주민 반발이 심해 사실상 취소됐습니다.
[김재성/서울 무악동 : 결국 밤중에 취객을 싣고 오고 거의 이제 보관을 하는… 술 취한 거에 관대한 사회가 된 거 같습니다.]
다만 주취자 신고가 매년 늘고 있어 대책이 꼭 필요한 상황, 서울시는 부산과 제주처럼 병원 근처로 후보지를 다시 고를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이학진 조선옥 / 영상편집 박선호 / 영상디자인 강아람]
이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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