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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무인기 이함!"
12일 경북 포항 앞바다를 항해하던 해군의 대형수송함 '독도함'에서 미 대형무인기 '모하비'의 이륙 시험이 진행됐다. 미 GA(제너럴아토믹)사가 개발중인 최신형 무인기 '모하비'의 시제기가 실제 바다위에 떠 있는 군함에서 이륙 시험을 한 건 지난해 11월 영국 경항모 퀸엘리자베스 2번함에 이은 세계 2번째다.
하늘로 가뿐히 날아오른 모하비는 독도함 좌측을 두 번 비행하며 '모의 착륙절차'를 진행한 뒤 해군항공사령부의 통제를 받으며 포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김국진 독도함장은 "대형 고정익 항공기가 처음으로 국내 함정에서 이륙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돼 감격스럽다"며 "이번 전투시헐험은 AI 기반 무인전투체계 중심의 첨단 과학기술군 건설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최단거리 이륙 무인기 '모하비'모하비는 현존하는 고정익 무인기 중에서 이륙에 필요한 활주로 거리가 152m로 가장 짧다. 100m 이내. 모하비의 모체인 MQ-1C 그레이이글이나 MQ-9 리퍼의 최소 이륙거리가 약 1000m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륙에 필요한 활주로가 6분의 1 가량 짧아진 셈이다.
거셈 솔레이마니를 '닌자폭탄'으로 암살한 리퍼는 미 공군, 그레이이글은 미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데, 이륙거리가 대폭 짧아진 모하비 개발이 완료되면 미 해군도 무인 함재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우리 해군 입장에서도 모하비 개발은 희소식이다. 현대 해전에서 해군의 '공중전력'은 승패를 좌우할만큼 매우 중요한데, 지난 정부 때 '경항모' 도입을 추진했다가 반대 논리에 부딪혀 사업 진행이 더뎌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형수송함 급에서 운용 가능한 감시·정찰·공격용 무인기가 나온다면 즉시 작전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모하비의 이륙거리가 짧아졌다고 해서 탑재중량까지 '경량급'으로 줄어든 건 아니다. 신형 엔진을 달고 날개의 양력을 높여 최대 탑재 중량은 1.5톤으로 리퍼(1.7톤)와 비슷한 수준이다. '닌자폭탄'을 비롯한 헬파이어 미사일을 최대 16발까지 탑재할 수 있고, '감시 정찰 모드'에서는 20시간 이상, '무장 모드'에서는 약 9시간 체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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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수송함 폭이 5m만 더 컸더라면
이날 독도함 무인기 시험은 이착함을 모두 시험한 게 아니라 '이함'만 진행됐다. 모하비 착륙에 필요한 활주로 길이는 약 100m로 이륙거리보다 더 짧아 독도함의 갑판 길이(199m)로 충분하지만, 문제는 독도함 갑판 활주로의 '폭(21m)'이다. 좌우 날개 길이만 16m인 모하비가 착륙하려면 최소 10m의 여유 공간이 더 필요한데, 독도함의 폭이 약간 모자라 착함 시험은 무리해서 진행하지 않은 것이다.
개발자들에 따르면 향후 무인기의 '활주로 인식 시스템'이 더 정교하게 개선되면 독도함 정도의 갑판 폭에서도 착함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하지만 당장 4~5년 내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4~500m의 비상활주로에서도 운용할 수 있는 무인기는 매우 큰 장점을 가진다. 2~3km의 공군용 활주로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모하비 개발이 완료될 경우, 주로 육상 활주로에서 운용하다가 유사시 독도함에서도 이륙 가능한 건 '보너스'로 봐야 한다는 게 해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모하비는 '시제 1호기'만 나온 상태다. 개발이 완료되고 실전 배치되려면 3~5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당 가격은 리퍼(약 350억원)와 비슷할 전망이다.
윤동빈 기자(ydb@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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