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법원이 법정을 바꾸고 보안 대책까지 강구해야할 정도로 이재명 대표 1심 선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치권의 사법부 흔들기가 도를 넘었단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이 문제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나온 민주당 의원들의 무죄 탄원, 듣는 사람에 따라선 겁박으로까지 느껴질 수 있을 거 같은데, 선고를 앞둔 판사들 입장에선 아무래도 압박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네요?
[기자]
판사들이 오직 법리에 따라 판단을 내린다고는 하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심리적 부담이 될 가능성, 분명히 있습니다. 검찰을 비판하는 표현에서 나온 말이긴 하지만 법조인 출신인 양부남 의원조자 무죄가 난다면 사법 살인에 동조하는 거라고 표현한 건 도를 넘었단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가정이긴 합니다만, 이 대표에게 유죄판결이 나온다면 민주당이 판결에 불복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을까요?
[기자]
그건 대한민국의 법치를 부정하는 것인 만큼, 쉽진 않을 겁니다. 다만 지금 나오는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보면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검찰에 집중됐던 공세가 사법부로 향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민주당도 그렇지만 야권 지지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도 관건인 건 같아요.
[기자]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유무죄를 떠나 결론이 나기만 하면 주말 장외 집회는 더 달아오를 걸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표에게 유죄가 선고되면 지지층 결집에 효과가 있을 것이고, 무죄 판결이 나올 경우 정부 비판에 더 힘이 실릴 수 있을 걸로 기대하는 겁니다. 민주당에선 오늘 군사독재 시절까지 언급하며 사법부가 제대로 판결을 내리지 못하면 수많은 국민이 희생될 수 있을거라는 여론전을 펴기도 했습니다. 다만 15일과 25일 1심 선고 결과를 중도층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선고 이후 국면 장기화 여부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에 따라 이 대표 대항마로 꼽히는 비명계 주자들의 움직임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반대로 국민의힘에선 유죄가 나와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이것 역시 사법부 압박으로 볼 여지는 없나요?
[기자]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 역시 공식석상에서 이 대표 유죄를 확신하는 듯한 메시지를 수차례 내놓고 있습니다. 선고 공판이 예정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재판 생중계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인 진종오 최고위원은 "법원이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말고 판단해주리라 믿는다"고 했었는데요. 정작 피켓시위가 자신이 말한 '압력'이 될 수 있다는 지적 마찬가지로 피하긴 어려울 겁니다.
[앵커]
유무죄 못지 않게, 그 결과를 얼마나 성숙하게 받아들이냐가 우리 정치의 수준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될텐데, 정치권이 이끌지는 못할 망정, 불복하는 듯한 분위기를 선동해선 안되겠죠.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태희 기자(go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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