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장관은 3개월 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만 해도 계엄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해 온 인물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9월,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민주당은 당시 김 후보자에게 이른바 충암고 인맥들과 계엄 모의가 의심된다며 경고했습니다.
[박선원/민주당 의원 (9월 2일) : 최근 이진우 수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 여인형 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불렀지요? 계엄 이야기 안 했습니까? 내란 예비 음모로 비칠 수 있음을 명심하시지요.]
김 장관은 "거짓 선동하지 말라"며 계엄 모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자신과 군은 계엄을 선포한다 해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김용현/당시 국방장관 후보자 (9월 2일) :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 그러면 어떤 국민이 과연 이게 용납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군도 따르겠습니까? 저는 안 따를 것 같아요.]
계엄설 제기는 시대착오적이라며 야당 의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김용현/당시 국방장관 후보자 (9월 2일) : 계엄 문제는 지금 시대적으로 좀 안 맞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너무 우려 안 하셔도 될 것 같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2017년, 박근혜 정부 당시 검토된 계엄 문건의 현실화 가능성을 묻자 괴담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신원식/국가안보실장 (9월 5일, 당시 국방장관겸직) : 이제 좀 그만하십시오. 안 하겠다고 없다고 이렇게 다짐을 하는데 왜 자꾸 계엄 괴담을 하시는 겁니까?]
2017년 국군기무사령부가 만든 계엄 문건엔 국회의원들이 계엄해제 표결에 참여 못하게 현행범으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반정부 정치활동 금지 포고령을 선포해 위반 시 구속수사하라는 건데, 이번 포고령엔 한발 더 나가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전·현직 국방부 장관은 현 정부 내내 계엄 가능성을 부인해 왔지만, 계엄 선포가 김 장관 건의로 실행되면서 국회에서 했던 해명은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됐습니다.
(영상편집 : 남 일, 디자인 : 서승현)
박찬범 기자 cbcb@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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