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방금 보셨던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대통령 발표를 보고 계엄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자신의 명의로 발표된 계엄사 포고령은 누가 작성한 건지도 몰랐다고 했습니다. 국방부 차관은 국회 군 병력을 투입한 건 김용현 당시 장관의 지시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계엄선포 담화가 진행 중인 밤 10시 25분쯤 계엄사령관에 임명됐다면서, 이후 자신의 명의로 누군가 작성한 위헌논란이 일고 있는 포고령 초안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박안수/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 : (참모들과) 쭉 같이 읽었습니다. 계엄 상황은 (관련 지식이) 조금 약해서 '어떡하냐, 어떡하냐' 하면서 시간이 좀 지나갔습니다.]
포고령을 읽어봤지만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건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법무검토를 했다고 해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박안수/육군참모총장 (전 계엄사령관) : (포고령에) 동의할 수가 없는 제가 전문 수준이라서, 어떤 것이 정확한지 몰랐기 때문에 장관님 이것은 법무 검토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의견을 제시하셨어요? 장관에게?) 네. (그에 대해서 장관은 뭐라고 답했습니까?) 이미 검토가 완료된 사항이라고 하셨고.]
포고령 전문에 쓰인 발표시간도 계엄 선포 전인 밤 10시로 잘못 표기될 만큼 허술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안수/육군참모총장 (전 계엄사령관) : 22시 이후에 포고가 되기 때문에 시간이 안 맞습니다. 그러니까 시간만 수정해서 이제 바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23시로 수정해서.]
김선호 국방차관도 포고령 등 계엄선포를 결정하는 국무회의에 올라간 안건들은 국방부가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선호/국방차관 : 제가 지금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국방부에서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대통령 발표 전까지 계엄 조짐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박안수/육군참모총장 (전 계엄사령관) : 대통령께서 담화하시는 것을 보고 알았고.]
[김선호/국방차관 : (계엄 선포를) 언론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군 병력 국회투입은 김 전 장관 지시였고, 계엄군 실탄 소지여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김선호/국방차관 : 차관이 지시할 위치가 아니고 병력에 대한 투입 지시는 (김용현) 장관께서 하셨습니다.]
[박안수/육군참모총장 (전 계엄사령관) : 그 사실(실탄 소지 여부) 진짜 모릅니다. 실탄으로 무장한 줄도 모르고, 투입한 걸 몰랐기 때문에.]
[부승찬/민주당 의원 : 아무것도 모르고 (계엄)사령관만 임명됐어요. 그리고 기획은 누가 하느냐, 방첩사령부. 방첩사령관이 했고. 그다음에 부대 출동과 관련돼서 누가 했느냐, 특전사령관이.]
박 총장은 김 전 장관 지시로 계엄선포 뒤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포고령을 전파하기 위해 3차례 통화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이들의 증언대로라면 국민들에게 큰 혼란과 충격을 준 비상계엄이 차관과 참모총장도 패싱 할 만큼 극소수 정권핵심에 의해 은밀히 진행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양현철, 영상편집 : 박춘배)
박찬범 기자 cbcb@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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