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제(3일) 밤 발표됐던 계엄 포고령에는 전공의를 비롯한 모든 의료인이 이틀 안에 본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한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이걸 두고 의료계 반발이 거센데, 복지부 장관은 사전 논의가 없었다며 그 내용에는 자신도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그제 긴급 담화에서 의료인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담화 37분 뒤 발표된 포고령에는, '미복귀 의료인 처단'이라는 엄포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은 누가 넣었을까.
오늘 국회에서, 당시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본인 명의로 발표된 포고령에 대해 이런 해명을 내놨습니다.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 사항(미복귀 의료계 처단)은 누가 넣었습니까?]
[박안수/육군참모총장 (전 계엄사령관) : 그 부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작성자가 윤석열 대통령인지,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인지 묻자 "알 수 없는 사실"이라고 답했습니다.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냥 허수아비였어요, 그러면? 가니까 이미 포고령이 (작성)돼 있었습니까?]
[박안수/육군참모총장 (전 계엄사령관) : 임무 수행 받고 좀 일부 시간이 지나서 (포고령을) 받아서 이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문제의 포고령 내용에 대해 "사전에 논의한 바가 전혀 없었다"고 국회에서 말했습니다.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 대화와 설득 그리고 착실한 의료개혁을 통해 복귀를 유도한다는 정부 방침에도 배치되고. 그 표현이 매우 거칠고 과격했고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의료계는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윤 대통령이 망상에 기초해 의료인을 반국가사범으로 몰았다"며 "'처단한다'는 게 국민을 향해 쓸 수 있는 말이냐"고 따졌습니다.
의대생협회는 "윤 대통령이 정권 유지를 위해 의료개악을 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고, 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를 특정해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한 걸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정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했던 병원협회는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계엄 포고령 파문은 의정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는 시각이 의료계에서는 지배적입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김지욱 기자 woo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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