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헬스케이 CEO 피격 현장의 경찰 펜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뉴욕·서울=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서혜림 기자 =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50)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맨해튼 도심 한복판에서 괴한의 총격에 사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미 매체들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톰슨 CEO는 이날 오전 6시 46분께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 호텔 부근에서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의 총격을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용의자는 범행 전 호텔 부근에서 거리를 서성이고 있었다고 미 일간 뉴욕포스트는 목격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톰슨 CEO는 이날 오전 8시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연례 투자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자전거를 타고 도주했으며, 경찰은 현재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미국 보험업계에 충격파를 일으켰다.
앤드루 위티 유나이티드헬스그룹 CEO는 직원들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톰슨은 우리 조직 전체와 그 너머의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감동을 준 정말 특별한 사람이었다"며 "이것은 끔찍한 비극"이라고 말했다.
톰슨은 20년 이상 유나이티드헬스그룹에 몸담으며 CEO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가 2021년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CEO로 임명된 뒤 이 회사의 이익은 같은 해 120억 달러(약 17조 원)에서 지난해 160억 달러(약 23조 원)로 증가했다. 지난해 보험 부문에서 기록한 매출만 해도 2천810억 달러(약 398조 원)에 달했다.
톰슨와 함께 일한 맷 번스 전 유나이티드헬스그룹 CEO는 그가 '소박한 배경'에서 시작해 임원 자리에 오른 뒤에도 여전히 개방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를 유지했다고 회고했다. 아이오와 출신인 톰슨은 곡물 창고 운영자로 일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총격이 일어난 곳이 힐튼 호텔 주변이었단 점도 이번 사건에 파장을 더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록펠러 센터와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힐튼 호텔은 미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에서 자주 등장한 장소다.
1970년대 미국 정부가 베트남전 발발에 개입했다는 국방부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입수한 NYT 기자들이 이를 검토하며 특종 기사를 작성한 곳이 이곳이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이곳에서 승리 연설을 했고, 에미상 시상식도 여기서 열린 바 있다.
NYT는 이날 사건으로 "유서 깊은 뉴욕의 힐튼 호텔이 가진 역사에 암울한 '한 장'이 추가됐다"고 짚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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