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에 이어 사의를 표명했지만, 실제 속마음은 이와는 사뭇 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은 4일 밤 속내를 묻는 기자 질문에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이라는 문자 메시지로 답했습니다.
해당 문구는 김 전 장관의 모교인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신조탑에 새겨진 사관생도 신조들 가운데 '우리는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는 세 번째 항의 일부로 계엄이 '정의의 길'이었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전 장관은 육사 38기로 계엄사령관직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46기), 계엄군 병력이 차출된 육군 특수전사령부 곽종근 사령관(47기), 수도방위사령부의 이진우 사령관(48기) 등 육사 후배들을 데리고 이번 비상계엄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국회 병력 투입 역시 김 전 장관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5일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이 자리에서 계엄군의 국회 투입을 사전에 몰랐으며, 자신이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육사뿐 아니라 충암고 인맥을 뜻하는 '충암파'로도 논란을 일으켜왔습니다.
그는 충암고 7회 졸업생으로 윤 대통령의 1년 선배입니다.
길게 잡아봐야 6시간 만에 맥없이 끝난 비상계엄이 선포된 배경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평소 강조했던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겠다는 확신이 과잉되면서 오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극소수 참모에게만 계획을 공유하면서 계엄 사태가 가져올 거센 후폭풍을 고려하지 못한 채 허점을 노출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됩니다.
초유의 계엄사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주도하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은 7일 오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제작: 진혜숙·문창희
영상: 연합뉴스TV·로이터·AFP·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
je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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