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온건파'로 통하던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사퇴를 놓고 여러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호처도 내부적으로 혼란을 겪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직무 대행을 맡게 된 김성훈 차장 등 수뇌부가 '강성파'로 채워진 걸 놓고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단 해석도 나옵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박종준/전 대통령경호처장 (지난 5일) : 대통령 경호처는 앞으로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신명을 바칠 것입니다.]
강경입장을 내던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은 경호처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걸로 전해집니다.
박 전 처장은 전날 경찰에 출석해선 작심 발언도 쏟아냈습니다.
[박종준/전 대통령경호처장 (어제) :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경호처 관계자는 "박 전 처장은 합리적이고 원칙주의자"라고 밝혔습니다.
박 전 처장의 직무대행이자 '강성파'로 꼽히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는 스타일이 다르단 겁니다.
결국 공수처 강제집행을 적극 저지할 강경파를 선호한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박 전 차장의 사의에 반영된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실제 윤 대통령을 둘러싼 과잉 경호 등 각종 의혹에도 앞장서서 방어해 왔습니다.
[김성훈/대통령경호처 차장 (2024년 11월 19일) : 그렇게 말씀하시면 경호처가 경호할 이유가 없다, 이렇게 말씀하는 것과 비슷한 거예요. 저희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근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런 김 차장 체제에서 경호처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더 강경하게 막을 걸로 전망됩니다.
김 차장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음에도 박 전 처장과 달리 경찰의 출석 요구에 3차례나 임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경호처 내부 직원들의 심리적 동요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경호처 관계자는 직원들 개개인별로 "신념이나 이념이 다 다를 수밖에 없다"며 단일대오를 형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반일훈 이완근 / 영상편집 강경아 / 영상디자인 오은솔]
강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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