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도 같은 계획을 강조했는데 아랍권 반대를 무시하고 팔레스타인인 추방을 밀어붙이면서 중동 내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정강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요르단 국왕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자신이 밝힌 구상대로 가자주민 이주를 받으라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요르단과 이집트에 (가자 주민들이 이주할) 한 구획의 땅들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미국이 요르단에 금전적 지원을 한 걸 거론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2023회계연도에 요르단에 17억 달러, 우리 돈 약 2조 5000억원 상당의 원조를 제공한 바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우리는 요르단과 이집트에 많은 돈을 지원합니다. 두 나라 모두에 정말 많이 하죠.]
하지만 압둘라2세 요르단 국왕은 가자 주민 수용에 대해 우회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압둘라2세/요르단 국왕 :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거주하는 것에 동의하나요?} 이미 말한 대로, 요르단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르단 국왕이 에둘러 반대 뜻을 나타내자 트럼프는 본격적인 정상회담에 앞서 자신의 가자 구상을 반복해서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우리는 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가자를 갖게 될 겁니다. 살 필요가 없습니다. 살 게 없죠. 우리는 가자를 갖게 될 것입니다.]
정상회담은 오찬을 겸해 약 2시간가량 진행됐습니다.
회담 내내 트럼프는 가자 주민 이주를 수용할 것을 압박했고, 압둘라2세는 중동 주요 국가들의 반대 입장을 전하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제 트럼프의 가자 구상 발표 이후 중동 지역의 긴장도는 더 높아진 상태입니다.
미국 정가에선 트럼프가 성급하게 꺼내든 '가자주민 강제 이주 구상'이 휴전 협상의 돌발 장벽으로 떠올랐단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하마스가 오는 15일로 예정된 인질 석방을 거부하면서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 자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문진욱 / 영상편집 박선호]
정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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