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조치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홍보하면서 우리 기업 현대제철을 예로 들었습니다. 현대제철이 관세 때문에 미국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는 건데 정작 현대제철 안팎에서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밤사이 백악관이 낸 자료입니다.
최근 현대제철이 미국 철강 공장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직접 언급했습니다.
트럼프식 관세 효과를 홍보한 건데, 관세를 내기 싫으면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투자하란 무언의 압박이 담긴 겁니다.
추가 협상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대로라면 당장 다음 달 12일 철강 25% 관세는 현실화합니다.
주요 철강업체들이 모여있는 인천 지역은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국내 2위 철강업체인 현대제철은 건설 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줄어 올해 들어 벌써 20여 일가량 가동을 멈췄습니다.
주변을 오가는 운송 차량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유재우/철근 운송 기사 : {얼마나 일이 줄어든 것 같으세요?} 3분의 1이요. 수출도 막혔고 경기도 안 돌아가는데 당연한 거 아니에요?]
지금까지 미국에선 한국에 비해 철강제품을 비싸게 팔 수 있었지만, 이젠 수익성도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박승만/비금속 가공업체 대표 : 트럼프가 자기네 힘 있다고 저렇게 하면. 걔네가 올린 만큼 우리가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느냐가 문제지. 힘들어요.]
도미노처럼 주변 식당가도 함께 얼어붙었습니다.
[김대령/인근 식당 대표 : 문 닫는 업체가 엄청 많아요. 공장이 소규모거든요. 식수인원이 엄청 줄었어요. 점심 먹는 사람들도…]
여기에 현대제철이 미국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사회 경제 전반이 영향을 받을 거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측은 "미국 공장 건설은 이전이 아닌 해외 투자 개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트럼프는 집권 1기 성과로 한국산 세탁기에 부과한 관세를 꼽으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투자를 이끌어낸 만큼 비슷한 압박은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이현일 / 영상편집 유형도 / 영상디자인 허성운]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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