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격무에 시달리던 택배 기사가 올해 들어서만 벌써 10명이 숨졌습니다.
YTN은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근무 환경과 부당한 계약 관계를 앞으로 나흘간 연속 보도합니다.
오늘은 먼저 업체 측의 횡포 속에 택배 기사들이 배송 대가로 실제 받는 돈은 얼마인지, 홍민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5년째 택배 기사로 일하는 박승환 씨.
아침 7시부터 무려 5시간 걸려 분류작업을 마치고 배송에 나섭니다.
"택배요!"
오늘 맡은 물량은 320여 개.
물건 1개에 적게는 8백 원, 많게는 2천 원이 배송수당입니다.
합하면 25만 원 정도인데, 실제 받는 돈은 20∼22만 원까지 내려갑니다.
대리점과 본사에 수수료를 떼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품이 상하거나 망가졌을 때 파손 비용까지 물어줄 때면 더 남는 게 없습니다.
[박승환 / 택배 기사 : 대리점 자체 구조를 만들면서 지금은 보통 (수수료) 5~10% 정도가 낮은 정도고 심한 경우엔 20~30%를 넘는 곳들도 있어요.]
박 씨 상황은 그나마 좋은 편, 정해진 수당 체계 없이 대리점주 마음대로 책정하는 곳도 많습니다.
한 택배업체 대리점은 크든 작든 물건 한 개에 수당을 무조건 천 원씩 책정하고 수수료를 뗍니다.
[A 씨 / 택배 기사 : 큰 것도 천 원이고, 무거운 것도 천 원이고, 1층도 천 원이고, 5층도 천 원이고…. 등짐도 지고 그렇게 나르고 있습니다. 물도 있고 쌀도 있고….]
대리점주와의 친분에 따라 수수료를 정하기도 하는데, 3% 내는 기사가 있는가 하면 30%까지 내는 기사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택배 기사가 업체 측에 내야 하는 돈만 월 120만 원에서 200만 원에 이릅니다.
버는 돈이 한 달에 4백만 원 넘는다 해도 하루 평균 17시간씩 꼬박 일하는 걸로 따지면 시급으론 만 원 안팎입니다.
[A 씨 / 택배 기사 : 막 300개 넘어가면 우리도 12시간 일하고 새벽 1, 2시까지 일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듭니다.]
소비자가 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