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물고기
[Dr Liang Li, Max Planck Institute of Animal Behavior (MPI-AB)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물고기 수천, 수만마리가 떼를 지어 군무(群舞)하듯 유영할 때 뒤따르는 물고기는 헤엄치는데 쓰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제시됐다.
물고기가 어군을 이뤄 유영하는 것은 어로활동에 중요해 수세기에 걸쳐 연구돼 왔지만 집단을 이뤄 헤엄치는 것이 물고기의 에너지 사용을 줄여주느냐는 기본적인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못해왔다.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 행동 연구소'(MPI-AB) 연구진은 물고기처럼 헤엄칠 수 있는 로봇을 이용한 유영 실험을 통해 뒤따르는 물고기의 에너지 절약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독일 콘스탄츠대학에 따르면 이언 쿠진 MPI-AB 소장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실제 물고기의 유영 에너지 소비를 측정하는 것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물고기의 움직임을 똑같이 모방해 헤엄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 실험했다.
연구팀은 로봇 물고기가 혼자서 유영할 때와 같이 유영할 때 등으로 상황을 나누고, 물고기간 거리와 위치 등을 바꿔가며 1만 번 이상 반복 실험을 통해 로봇 물고기의 에너지 소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로봇 물고기가 혼자 유영할 때보다 같이 헤엄칠 때 에너지 소비가 뚜렷하게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유영 중인 로봇 물고기
[Dr Liang Li, Max Planck Institute of Animal Behavior (MPI-AB)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를 선두 물고기가 소용돌이를 만들어 뒤따르는 물고기의 유체 역학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하면서, 뒤따르는 물고기의 유영 에너지 소비가 선두 물고기와의 거리와 꼬리지느러미의 일치된 움직임 등 두 가지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