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해 지난해 호주오픈에 출전하지 못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올해 대회에서는 아버지의 '친 러시아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27일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친러시아 성향의 호주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조코비치의 아버지 스르단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러시아 국기를 든 남성과 포즈를 취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노바크 조코비치의 아버지가 대담한 정치적 발언을 했다'는 설명이 달렸다.
호주 신문 멜버른 에이지는 스르단이 세르비아어로 "러시아 만세"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친러 성향 유튜브에 등장한 조코비치의 아버지 스르단
[오씨 코사크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 정부와 테니스인들은 매우 불쾌해한다.
바실 미로스니첸코 주호주 우크라이나 대사는 AFP를 통해 "호주오픈 주최 측은 스르단에 대한 대회 참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노바크 조코비치가 이 상황을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조코비치는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대회를 앞두고 호주에 입국했으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법정 공방 끝에 사실상 추방되며 크게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호주 정부가 지난해 방역 규정을 완화한 덕에 조코비치는 2년만에 호주오픈에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아버지 때문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러시아 전쟁 지지하는 'Z' 쓰인 티셔츠 입은 러시아 팬들
[EPA=연합뉴스]
미로스니첸코 대사는 "지난해 대회가 조코비치의 백신 논란으로 가득 찬 것처럼, 이번 대회는 러시아 국기와 조코비치로 가득 찼다"면서 "노바크가 제대로 대처한다면, 이번 대회에도 드리워진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로스니첸코 대사는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와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국기가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해 이를 관철한 사람이다.
우크라이나 테니스 선수로, 지금은 군인이 돼 전장에서 싸우고 있는 알렉산드르 돌고폴로프는 트위터에 노바크와 스르단의 사진이 게시된 트윗을 리트윗하며 "이 사람은 평생 금지돼야 한다. 적어도 호주오픈에서는"이라고 적었다.
이어 문제의 영상을 게시하면서 "(러시아인들은) 스포츠는 정치와 별개라고 주장하지만, 대량 학살을 일삼는 정권을 지지하는 이 사람들이야말로 테니스 대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트윗했다.
조코비치
[EPA=연합뉴스]
호주테니스협회(TA)는 스르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채 "(러시아·벨라루스 국기를 펼치지 못하도록 하는) 관중석 방침을 계속 지켜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로 주요 스포츠 국제 대회 출전에 제한을 받고 있다.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만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고, 국기나 국가 등의 사용이 금지된다.
올해 호주오픈도 마찬가지이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이름 옆에는 국적 표기가 빠져 있고 전광판 등에도 국기가 표출되지 않는다.
통산 10번째 호주오픈 우승과 역대 최다인 22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는 이날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토미 폴(미국)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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