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연금개혁] 쟁점은 '더 낼까' '더 받을까' '더 늦게 받을까'

2023.01.27 방영 조회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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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기대수명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국민연금 기금의 고갈 시점을 예측하는 재정추계가 27일 발표되면서 국민연금 개혁이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연금개혁특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개혁 논의는 '더 낼지'(보험료율), '더 받을지'(소득대체율), '더 늦게 받을지'(수급 개시연령) 등 수치를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래세대에 재정적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보험료율 인상에, 용돈 수준의 낮은 급여 수준을 우려하는 쪽에서는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노후 연금수령액 비중)을 끌어올려 보장성을 높이는 데 개혁의 방점을 둔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사이의 관계 재설정, 저소득 노인의 빈곤 탈출을 위한 '보충적 소득보장'의 도입, 퇴직연금의 공적연금화 등 기존 연금체계의 '판'을 이번 기회에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보험료율 얼마나 오를까…소득대체율 놓고 갑론을박 예상 개혁 논의의 두 축은 현재 9%인 보험료율과 40%대 초반인 명목 소득대체율의 조정이다. 이 중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서는 연금 학자들이나 정치권에서 공감대가 넓은 편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2018년 12월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서 4가지 복수안을 제시했는데, 이 중 2가지는 보험료율 인상을 내용으로 담았다. 국회 연금개혁특위 민간 자문위원회는 이달 초 소득대체율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안과 인상하는 안 등 2가지 안을 병렬적으로 제시했는데, 두 안 모두 보험료율 인상을 공통적으로 내놨다. 자문위는 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전문위원을 지낸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제학과 교수와 문재인 정부 사회수석을 지낸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 연금개혁 이슈에 대해 다른 입장을 밝혀왔던 두 인사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보험료율 인상에 반대하는 쪽은 기금 운용방식을 현재의 '적립 방식'에서 일정 시점이 지나 '부과 방식'으로 바꾸면 된다는 주장을 펴왔지만, 이번 논의에서는 이와 관련한 논쟁은 부각되지 않고 있다. 기금 운용 방식은 기금을 쌓고 투자해 수익을 올려서 연금으로 지급하는 '적립 방식'과 해마다 그 해 필요한 연금 재원을 당대의 젊은 세대한테서 세금이나 보험료로 거둬서 연금을 주는 '부과 방식'으로 나뉜다. 한국은 부분적립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데, 해외 대부분의 국가는 초기에는 기금을 적립했지만 현재는 '부과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2023연금개혁] 쟁점은 '더 낼까' '더 받을까' '더 늦게 받을까'(CG) [연합뉴스TV 제공] ◇ '재정위기 방치는 세대간 도적질' vs '위기 과장, 용돈연금 탈출' 반면 소득대체율(보장성) 상향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뚜렷하게 갈리는 만큼 향후 논의 과정에서 핵심 쟁점 사항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명목 소득대체율은 2007년 개혁에 따라 2028년까지 40%로 낮아지는데, 올해는 42.5%다. 소득대체율 상향 조정에 반대하는 학자들은 '세대 간 형평성' 혹은 '후세대에 대한 도적질'이라는 표현을 쓴다. 다가올 재정 위기를 미리 해소하지 않는다면 미래 세대에 부담을 미루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적연금 제도개혁 방안' 보고서에서 "공적연금 강화란 명목으로 소득대체율을 올리면 그렇지 않아도 지속 불가능한 공적연금의 재정적인 지속 가능성을 더욱 악화시키면서, 세대 간 형평성 문제는 더욱 왜곡·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소득대체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측은 재정 위기론이 과장돼있으니 연금의 보장성을 넓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노인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사람의 비율)은 2020년 38.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5%(2019년 기준)의 3배에 육박하며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반면 연금의 보장성은 낮고 사각지대는 넓다는 지적이다. 명목 소득대체율이 40%대 초반이지만, 짧은 가입기간(평균 18.7년)으로 인해 실질 소득대체율은 2020년 기준 22.4%로 낮아서 '용돈연금'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국민연금 가입자 비율은 2019년 기준으로 정규직 87.5%로 높은 편이지만, 비정규직은 37.9%에 불과하다. 남찬섭 동아대(사회복지학) 교수는 "재정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보장성을 낮추는 것은 공적연금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며 "재정안정론만을 강조하는 것은 연금 민영화라는 남미의 실패한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폐지 줍는 노인 [연합뉴스TV 캡처] ◇ 수급 시작 연령 63세→67세?…'소득절벽' 우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놓고는 올해 만63세에서 장차 67세까지 늦추는 것이 개혁 방안으로 거론된다. 올해 63세인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2028년 64세, 2033년 65세로 5년마다 1살씩 늦춰지게 설계돼 있다. 수급 개시 연령이 늦춰지면 현재 59세인 의무가입 상한 연령도 늦춰질 전망이다. 더 오래 (보험료를) 받고, 더 늦게 (연금을) 지급하는 만큼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에는 도움이 된다.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도 이달 초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7세, 또는 더 이후로 늦춰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주장도 (위원들 사이에서)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추면 퇴직 후 연금 수급을 시작하는 나이까지 '소득절벽'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정년 연장, 노후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노후 일자리 대책과 함께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OECD '한눈에 보는 연금' 보고서(Pensions at a glace 2021)에 따르면 한국 노인의 소득원 중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52.0%로 OECD 회원국 중 멕시코(57.9%) 다음으로 높다. '2020 KIDI(보험개발원)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취업 상태에 있는 60대의 67.5%, 70대의 88%, 80세 이상의 97.4%가 일용직과 임시직 등 비정규직이었다. 한눈에 보는 연금 보고서에서 한국 노인의 소득 중 국민연금·기초연금 등으로 받는 공적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25.9%였는데, 멕시코(5.1%), 칠레(19.3%)를 제외하곤 가장 낮았다. "기초연금 대신 노인수당"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30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노년알바노조 주최로 노인의날 맞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2.9.30 hama@yna.co.kr ◇ 하위 70%에 30만원 주는 기초연금, 대상 좁힐까?…구조개혁 논의는 미진 현재 노인 소득 하위 70%에 30만원 가량을 지급하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사이 관계 설정이 어떤 방식으로 재정립될지도 주목된다. 기초연금 40만원 인상은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기초연금을 둘러싸고는 금액을 올리되 대상을 줄이는 방안, 대상을 모든 국민으로 넓히는 방안 등이 제기되고 있다. 어떤 방향이든 지급 대상이 바뀐다면 국민연금에도 영향을 미쳐 구조개혁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모수개혁의 틀을 넘어서는 구조개혁에 대한 논의는 아직은 국회 연금특위에서 활발하지 않은 모습이다. 구조개혁 방안으로는 정해식 한국자활복지개발원장과 주은선 경기대(사회복지학) 교수가 주장하는 '보충적 소득보장'(GIS·Guaranteed Income Supplement) 제도가 눈에 띈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외에 보충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는 소득보장제도를 도입해 빈곤 노인에게 추가로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보험료율 인상과 관련해 최영준 연세대(행정학과 복지국가연구센터) 교수는 퇴직연금 기여금의 일부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전환해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고용주의 수용성을 높이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보사연 윤석명 연구위원은 보험료율 인상 초기 단계에서 급여 수준 등을 '기대여명계수'와 연계해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국회 연금특위 민주당 의원들은 퇴직금을 연금화해 기초연금, 국민연금과 함께 3층의 노후 소득보장체계를 만들 것을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9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입구. 2023.1.9 yatoya@yna.co.kr bkki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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