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단속 과정에서 구타로 사망한 타이어 니컬스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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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강병철 특파원 =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교통단속 과정에 흑인 운전자를 구타해 숨지게 한 경찰들이 2급 살인혐의로 무더기 기소됐다.
26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대배심은 지난 7일 교통 단속 과정에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스(29)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5명의 경찰관 모두를 2급 살인 및 가중 폭행, 납치 혐의로 기소하라고 결정했다.
이들은 지난주 해고돼 전직 경찰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들 역시 모두 흑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타이어 니컬스는 난폭 운전 혐의로 정지 지시를 받은 뒤 달아났고 경찰관들은 현장에서 그를 체포하는 과정에 심하게 구타했다.
희소병인 크론병을 앓던 니컬스는 체포 뒤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에 실려 갔으며 사흘만인 지난 10일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니컬스 사망 직후 경찰의 체포 과정에 심각한 구타를 당했다는 사실이 유족들을 통해 확인되며 미국 전역에서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유족측 변호인인 벤 크럼프는 구타 당시 '보디캠' 영상을 확인한 뒤 이번 사건이 199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해 대규모 흑인 폭동을 일으킨 '로드니 킹' 사건을 연상케 한다고 밝혔다.
로드니 킹 사건 당시에는 구타 영상이 공개되며 경찰의 과도한 물리력 행사를 비난하는 여론이 대규모 시위와 폭동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타이어 니컬스 가족과 멤피스 지역사회 전체에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면서 "타이어의 가족은 그의 죽음에 대한 신속하고 완전하며 투명한 수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슬퍼하고 법무부와 주 당국이 수사를 하는 동안 나는 평화적 시위를 촉구하는 타이어 가족과 함께 했다"면서 "분노는 이해할 수 있으나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 폭력은 파괴적인 것이며 법에 반(反)하는 것으로, 정의를 요구하는 평화적 시위에 폭력이 있을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서약을 어겼을 때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하고 지역 사회와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간에 항구적인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지 플로이드 사건 때 경찰 개혁 법안 처리를 의회에 요구했으나 실패했다는 점을 거론한 뒤 "우리는 의미있는 개혁을 진전시키기 위해 반드시 해야하는 중요한 일에 다시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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