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 시간입니다.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 이란 지위를 잃은 것도 벌써 7년 전입니다. 최근 20대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지만 치료를 받는 건 마약사범 가운데 단 2.4%뿐이었습니다.
무엇이 정말 문제인지 리포트 먼저 보시고 전문가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취재진이 만난 한 20대 여성.
'다이어트약'에서 시작해, 마약류인 '필로폰'에 손을 대기까지는 1년도 걸리지 않았는데, 한 번도 자신이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약 중독 경험/24세 : 약을 하는 동안에는 계속 부정을 해요. '아무 문제도 없는데 뭐가 중독이야' 환청 이런 건 기본이었고, 누가 나한테 얘기를 하는데 '우리 엄마·아빠가 아니다']
점차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고, 치료엔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실제 우리나라 마약 사범은 이 여성과 같은 '20대'가 가장 많습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마약사범 비중은 전체 31.6%.
30대와 합치면 57.2%에 이릅니다.
[최진묵/마약류 중독치료센터장 : 4~5년 전에 제가 교육을 다닐 때만 해도 대부분 40~50대였어요. 오늘도 제가 교육하는데 다 20대였었어요. 엄청나게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소셜미디어로 마약을 구하기가 쉬운데다, 일부 20·30세대가 '자신은 중독은 아니'라며 위험성을 잘 모르는 게 이윱니다.
때문에 '예방 교육'이 필요하지만 초중고교에선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고, 실질적 교육은 마약에 손을 대, '치료'가 필요한 마약사범에게 뒤늦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마약 중독자는) 1백만명 이상 훨씬 넘는다고 보는데 그중에 치료받는 인원은 0.1%도 안 됩니다.]
'마약'과 관련 저희가 주목한 퍼센트는요, 바로 2.4%입니다.
'치료 보호'나 '치료 감호' 조치를 통해 국가로부터 치료를 받은 마약사범은 지난해 449명.
전체 마약사범 1만 8천여 명 중 단 2.4%뿐입니다.
이마저도 대부분 자발적 요청에 의한 것이고, 검찰이 치료 보호 조치를 의뢰한 경우는 14건, 0.07%에 그칩니다.
마약사범을 처벌 대상으로만 보고 있기 때문인데 치료가 더 시급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조성남/국립법무병원장 : 자기만 망가지는 게 아니라 가정이 파괴되고요, 마약 때문에 나라의 위기까지도 몰고 올 수 있는…]
미국에선 '마약청'이 컨트롤 타워로 마약 사범을 통합 관리하고 '약물 법원'을 만들어 마약 사범 치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 마약 중독자 간 치료 모임 등을 통해 재범률이 42% 낮아졌단 연구 보고서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마약 치료 지정병원이 21곳 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단 두 곳에서 대부분의 치료를 맡고 있고, 중독자 간 치료 모임인 마약 중독 재활 센터는 전국에 네 곳뿐입니다.
그마저도 정부 지원 없이 운영하다 보니 수용 인원은 모두 다 합쳐도 20명이 채 안 됩니다.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작가 : 김연지, 인턴기자 : 송채은)
안지현 기자 , 박재현, 최무룡,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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