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라하 성과 가우디 성당.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죠. 그런데 코로나 유행이 잦아들자 일부 기초지자체 의원들의 해외 출장을 떠났는데 출장 일정에 이런 관광지가 포함돼 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고 지적하는데도 좀처럼 달라지지 않습니다.
서준석 기자입니다.
[기자]
제가 나와 있는 곳은 경상남도 창원 시의회입니다.
이번 달부터 이곳 의원 대부분은 유럽으로 출장을 떠납니다. 왜 유럽으로 떠나는지 직접 만나 물어보겠습니다.
창원시의회 경제복지여성위원회는 이달 말 독일과 체코, 헝가리로 떠납니다.
세부 일정엔 프라하성, 체스키크롬로프성 등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장소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곳이 포함된 이유를 물었습니다.
[경남 창원시의원 : 사회주의 국가도 한번 보고…아 이 나라 사람들의 표정, 사는 모습, 상점가와 도로, 건물 보면 우리가 촉이 오잖아요. 아 이 사람들 참 행복하게 사네.]
창원시의회 다른 상임위 위원들도 대다수가 유럽으로 떠납니다.
45명 가운데 39명이 갑니다.
여기에 지원되는 경비는 한 명당 약 400만원, 모두 더하면 약 1억6000만원 입니다.
시의회 측은 해외출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김이근/경남 창원시의회 의장 : 유명 관광지를 가네, 안 가네 그런 말이 있는데, 가게 되면 몇 군데 정도는 들러보는 게 당연한 것 같고… 창원시에도 적용할 부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꼭 업무가 아니더라도…]
창원시 의회 뿐만이 아닙니다.
충북 진천군의회는 의원 전원이 다음달 4월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으로 출장을 떠납니다.
방문 장소엔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가 지은 사그리다파밀리아 성당 외에도 여러 관광지가 포함됐습니다.
진천군의 현안을 연구하고 새 정책을 발굴하겠다는 목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군의회 심사위원회에서 "지방 소도시 진천군이 대형도시인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와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출장 계획은 그대로 통과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초지자체 의원들의 해외 출장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하다고 진단합니다.
[최병대/한양대 행정학과 명예교수 : 요즘은 한국의 행정 수준이 발달해서 옛날보다 국외 출장의 필요성이 반감됐어요.]
이 때문에 일각에선 외부 심사위의 허가가 난 출장만 예산을 배정하는 등,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준석 기자 , 김상현, 김대호, 최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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