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남시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를 계기로 어제(9일)부터 코레일이 주변 역사 점검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기종을 쓰는 서울 지하철도 안전 점검을 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이 점검 자체를 믿을 수 있느냐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해선 기자가 시스템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올라가던 승객들이 쏟아지는 이런 역주행 사고는 여러 차례 반복됐습니다.
지난 2013년엔 야탑역에서 이듬해엔 종로3가역에서 같은 사고가 나면서 시민들이 다쳤습니다.
모두 사고가 나기 전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기계적 결함이 원인이었습니다.
결국 안전 점검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큰 겁니다.
[김의수/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 : 검사 내용을 보시면 노후화를 확인하라든지 그다음에 이상 진동이나 이런 걸 확인하라든지 정도의 수준만 지금 육안으로 그냥 확인을 하고…]
먼저 눈으로만 판단하는 육안 검사 시스템이 가장 문제로 지적됩니다.
승강기 운영 규정을 보면 객관적인 수치가 아니라 '노후화'라는 추상적인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베어링'과 '도르래' 같은 계단을 끌어 올리는 핵심 부품도 눈으로만 보고 판단하는 겁니다.
[김의수/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 : 구동 장치가 문제가 있으면은 바로 역주행 현상을 일으킬 수가 있는데, 노후화 정도가 보는 사람마다 사실 다 다른 상황이다 보니…]
옷이나 발이 끼면 운행을 멈추게 하는 제동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김의수/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 : 사람들이 서 있는 상태에서 동력을 끌어올리니 정지를 못 시키니까 잡아줘야 되는데…브레이크 제동을 해줘야 되는데 제동이 안 되면서…]
사고가 났을 때 마지막 안전 장치인 역주행 방지 장치 역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 부품만이라도 분해해서 정밀 장비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문제입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관계자 : 우리가 병원 간다고 해서 무조건 장비 들이대서 검사하고 그런 건 아니잖아요. 좀 더 이 부분을 하는 (살펴보는) 경우에는 병원 장비를 가지고서…]
적어도 핵심 부품만이라도 교체 주기를 앞당기거나 정밀 측정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
이해선 기자 , 김민, 이주현,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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