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N번방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서울대학교에서 벌어졌습니다. 서울대 졸업생들이 후배 여학생 등 60명이 넘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음란 합성물을 만들어 퍼트리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최연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서성입니다.
여성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해 유포한 40살 박모 씨입니다.
박씨는 텔레그램에 이런 음란물을 올리는 방을 만들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이 방을 드나들었습니다.
그러다 31살 A씨를 만났습니다.
서로 얘기를 하다 모두 서울대생이라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우리는 한 몸"이라며 돈독해졌습니다.
"무덤까지 비밀을 가지고 가자"면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두 사람이 음란물을 만들어 올리면 또 다른 남성 3명은 '이번 시즌 먹잇감'이라며 조롱했습니다.
피해자들에게 합성물을 보내고 괴롭혔습니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61명입니다.
서울대 졸업생도 12명이나 됩니다.
경찰서 4곳에서 수사했지만, 피의자를 붙잡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말 서울경찰청이 재수사에 착수했고, 텔레그램방 잠입에 성공했습니다.
N번방을 세상에 알린 추적단 불꽃도 비밀 대화방에 잠입해 있었습니다.
[원은지/미디어 플랫폼 얼룩소 : 대화는 제가 하고 제가 대화한 내용을 경찰서 모니터링 텔레그램 연결해서 이제 수사관분들이 지켜보고…]
함께 유인 작전을 벌였습니다.
[원은지/미디어 플랫폼 얼룩소 : (제가) 30대 남성이고 그리고 서울대 출신의 미모의 아내가 있다고 이제 연기를 했어요. 팬티 줄 테니까 가져갈래? 이런 식의 대화를 걸었어요. 그랬더니 팬티 가지러 가겠다…]
그리고 지난달 3일 약속 장소에 나타난 박씨를 붙잡았습니다.
서울대를 10년 넘게 다닌 박씨는 졸업한 뒤 특별한 직업 없이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이 제작한 불법합성물만 100여 개에 이릅니다.
경찰은 텔레그램방에 있던 다른 참가자들도 추적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김관후]
최연수 기자 , 김상현,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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