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에 대형 유조선이 덮치고 자율 주행차들은 마구 질주하더니 서로 뒤엉켜 길을 막아버립니다.
통신이 무너지면 마주하게 될 불편한 진실들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원인은 다르지만 어제 세계 곳곳은 유사한 일을 겪었습니다.
한 IT 회사에서 발생한 서비스 장애가 항공, 방송, 금융까지 멈춰세웠습니다.
문명에 적응된 우리가 비문명이 됐을 때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 엿봤습니다.
만나지 않아도, 자료를 쌓아두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닿을 수 있는 초연결 사회에 살고 있지요. 덕분에 코로나 사태를 잘 견뎌내기도 했지만 동시에 재난에 가장 취약해진 시대입니다.
미국 과학자 존 캐스티는 현대 사회에 닥칠 수 있는 대재난, 일명 'X이벤트' 중 하나로 '디지털 암흑'을 꼽기도 했습니다.
AI 산업이 돈의 흐름을 빨아들이며 4차 산업이 여물어가는 이 때, IT 대란은 노란불을 켜줬습니다.
앞선 영화 이야기가 '픽션'에만 머물게 하라는, 기업과 국가에 주는 경고 신호인 셈입니다.
뉴스7을 마칩니다.
오현주 기자(ohj32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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