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실제로는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스트레스 때문에 뭔가 먹고 싶을 때, 그걸 억제할 방법이 없을지, 또 건강 관리를 위해서 넘치는 식욕을 좀 줄일 순 없을지 한 번쯤 상상해 본 분들 있을 텐데요.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습니다.
정구희 기자입니다.
<기자>
실험 참가자들이 쓴 이 모자에는 전기 자극 장치가 있습니다.
30명에게는 실제로 전기 신호를 줬고, 다른 30명에게는 가짜 신호만 줬습니다.
실제로 전기 자극을 받은 30명 가운데 27명이 실험 전보다 식욕이 떨어졌습니다.
[실험참가자 : 스트레스를 받으면 밤에 매운 음식이 당기거든요? 뭔가 요즘은 음식이 안 당기네. 혹시 그 실험 때문인가?]
식욕을 관장하는 전두엽 부위에 실제로 전기 자극을 받아보고 있는데요.
2mA 정도라 강하진 않고, 따끔따끔한 자극이 가끔 느껴질 정도입니다.
전기 신호로 식욕을 억제하려는 시도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해 왔습니다.
이 실험이 기존과 달랐던 건, 전기 신호의 주파수.
두개골 안 뇌에 직접 전기 신호를 주는 이른바 '침습적 자극'은 쥐 실험에서는 가능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1~500헤르츠 사이에서 주파수를 불규칙적으로 바꿔가면서 뇌 외부에서 자극한 겁니다.
다양한 전기 신호 중에 뇌에 맞는 신호가 선택되고, 효과적 자극도 가능했던 겁니다.
[신기영/한국 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 저희가 실험을 한 tRNS (경두개 불규칙 신호 자극) 그룹 같은 경우엔 평균적으로 30% 정도의 식욕(점수) 감소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비만, 고혈압, 대사증후군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걸로 기대합니다.
[최형진/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 전반적인 식욕 점수도 내려가지만, 특이하게도 자기가 감정적으로 갑자기 너무 짜증이 나거나 힘든 일이 생길 때 감정적 폭식은 훨씬 많이 줄었다고.]
연구팀은 식욕 감소가 실제 체중 감소로도 이어지는지, 추가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박지인)
정구희 기자 kooh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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