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내에서 발생한 일본도 살인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피의자 백모씨에 대한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법률사무소 빈센트의 남언호 변호사는 9일 서울서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남 변호사는 "작년에 제정된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르면 피의자 단계뿐만 아니라 피고인 단계에서도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충분한 증거가 있고, 공공의 이익이 있는 경우 신상공개를 할 수 있다"면서 피의자의 신상공개를 촉구했습니다.
유족 측에 사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까지 가해자 가족, 친척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나 합의 의사도 전달받은 바 없다" 답했습니다.
유족 측은 진정서와 함께 지난달 28일부터 9713명의 시민들이 작성한 엄벌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유족이 공개한 당시 CCTV 영상에 따르면 백씨는 도망치는 피해자를 쫓아가 무참히 공격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지는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피해자의 아내는 오늘 오전 서울 서부경찰서에서 고소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백씨의 아버지가 사건 관련 뉴스 기사에 아들을 옹호하는 댓글을 작성한 것과 관련해 유족 측이 그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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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씨는 지난 7월 29일 밤 11시 22분쯤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길이 약 102cm의 일본도로 이웃 주민 A씨의 얼굴과 어깨 등에 10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후 집에 돌아가 옷을 갈아 입은 채 태연히 있던 백 씨는 경찰에 체포됐고 조사 과정에서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서"라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백씨를 구속 기소했고 백씨 측은 지난 4일 법원에 국민 참여 재판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최윤정 기자(yunjung072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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