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은 8월 국정브리핑에서 초급간부들의 수당 인상 등 복무여건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초급간부, 특히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마저 군에선 미래가 없다며 조기 전역을 택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심지어 조기 전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내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고병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9년 임관한 대위 김 모 씨(가명)는 지난해 말 조기 전역을 신청했습니다.
사관학교 출신의 자부심과 명예로 버티는 데도 한계가 왔기 때문입니다.
[김 모 대위 (가명/음성변조)]
"자정 넘어서 퇴근하는 것은 당연하고 선배 장교들도 저렇게 힘들게 사는데 내가 이렇게 지금 힘든 걸 버텨도 미래에 더 힘들 거면 이게 과연 여기에 남아 있는 게 맞나‥"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의 의무복무기간은 10년이지만, 5년 차에 한번 조기 전역기회가 주어지는 데, 이를 택한 겁니다.
김 대위와 같은 선택을 한 육해공 사관학교 출신 장교는 지난해 48명이었는데, 올해는 122명으로 2.5배가량 급증했습니다.
열악한 근무여건에, 내년부턴 소위 월급은 병장보다 낮아지면서,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겁니다.
[박 모 대위 (가명/음성변조)]
"물가는 상승하고 있고. 다른 기업들은 성과급이다 이런 식으로 잔치를 한다, 이런 일들이 밖에서는 벌어지고 있는데‥군인들 같은 경우는 내가 제공한 노동의 가치가 이 정도였던 것인가‥"
전력 손실을 우려한 군 당국은 5년 차 조기 전역은 심사를 통해 허가를 해주는 등 인원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심사에서 탈락한 장교 2명이 조기 전역을 허락해 달라는 행정소송과 함께, 의무 복무를 규정한 군 인사법이 위헌이라는 위헌 법률 심판 제청까지 신청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최미경/변호사 (소송 제기 장교 대리)]
"장교로서의 소명, 그 소명을 펼치기에 이 군이 현실적으로 많이 부조리한 부분이 있고‥남은 이제 5년 동안 더 복무를 하는 것도 견딜 수 없다라고 생각하셔서‥"
이렇게 이탈은 느는데 초급 간부를 양성하는 학군 ROTC, 3사관학교 등의 지원율까지 급감하면서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추미애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초급장교들이 전역을 위해서 소송까지 제기할 정도로 군 처우 문제가 매우 심각해 졌습니다. 국방부는 경각심을 가지고 군 간부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 조속히 나서야 할 것입니다."
국방부는 보수 인상 등 처우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지만, 당장 내년도 단기복무 장교 후보생에게 주는 지원금 예산이 동결되는 등 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
영상취재 : 한지은 독고명 / 영상편집 :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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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찬 기자(kic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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