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배은망덕한 한동훈 때문에 김건희 여사가 죽으려고 하더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대남 대통령실 전 선임행정관이 이런 내용을 얘기하는 녹취가 추가로 공개됐는데,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공천 개입과 고발사주 의혹이 국민의힘 당무 개입 의혹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한 후보를 공격하면' 다름 아닌 '김 여사가 좋아할 거'라며 김 전 선임행정관이 건넨 내밀한 정보가 실제로 보도됐고, 친윤 후보가 한 후보를 공격하는 소재로도 쓰였기 때문입니다.
손하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과 무차별 폭로전으로 '분당대회'라는 오명을 썼던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 중 하나였던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를 마친 직후, 김대남 대통령실 전 선임행정관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김대남/대통령실 전 선임행정관(지난 7월 10일, 출처: 서울의소리)]
"내가 그 한동훈이 관련돼서 나온 얘기가 있어서 내가 은밀히 내가 전화할 테니까… 잘 기억해 놨다가 어떻게 좀 공격할 방법을 찾아봐."
'은밀히 하겠다'는 전화는 자정이 다 돼서야 걸려왔습니다.
"한동훈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총선을 지휘하면서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여론조사를 돌렸는데, 이 가운데 자신의 대권과 관련한 조사를 2차례 진행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김대남/대통령실 전 선임행정관(지난 7월 10일, 출처: 서울의소리)]
"기업으로 따지면 자기를 그걸 했으니 횡령이지 횡령. 대통령 되려고 처음서부터 거기서, 비대위에서부터 수작을 부렸다…"
그러면서 이 같은 의혹을 터뜨려주면 김건희 여사가 아주 좋아할 거라며, 보도를 독려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갑니다.
[김대남/대통령실 전 선임행정관(지난 7월 10일, 출처: 서울의소리)]
"너희가 이번에 그거 잘 기획해서 '서울의소리'에서 치면, 아주 여사가, 너희 이명수… 야… 들었다 놨다 했다고 좋아하겠는데."
실제로 서울의소리는 이 통화 이틀 뒤 '한동훈 당비 횡령 유용 의혹'이라는 제하의 단독 보도를 냈습니다.
기사는 김 전 행정관이 불러준 멘트와 토씨까지 똑같았습니다.
방송 토론에서도 관련 의혹은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원희룡/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여의도연구원, 비대위원장 당시에 한동훈 위원장의 이미지 조사한 거, 왜 시키셨습니까?"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당시에 '이재명 대 한동훈'으로 구도를 바꾸기 위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이미지를 바꿔야 되는지에 대한 조사인데, 그게 뭐가 문제가 되는 것이며…"
김 전 행정관은 전당대회 당시 나경원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했으며, 직후에는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에 임명됐습니다.
다만 나경원 의원은 "김대남 감사와 서울의소리 기자 사이의 통화 내용과 자신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전혀 아는 바도, 들은 바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원희룡 캠프 관계자도 "원 전 장관과 김 전 행정관은 서로 모르는 사이"라며 "언론 등에서 계속 제기된 의혹을 언급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당사자인 김 전 행정관은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미 대통령실을 그만둔 뒤 당원 신분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전당대회 당시 다른 당대표 후보자를 돕는 위치에 있었을 뿐, 어떠한 사주를 받아 특정 후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창인 / 영상편집: 류다예 / 화면제공: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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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창인 / 영상편집: 류다예
손하늘 기자(sonar@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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