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은 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치료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부작용의 위험성입니다.
이 내용,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혈압 때문에 동네 병원에 다니던 70대 김 모 씨는 최근 심장 정밀검사를 위해 큰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70대 환자 : 동네에선 (약을) 한 달밖에 안 주는데, ○○○병원을 갔더니 거기서 4개월분을 주더라고요.]
사회가 고령화하면서 약을 '180일 이상 장기 처방'하는 경우가 지난 5년 사이 무려 200만 건이 늘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이례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증가세가 더 가팔랐습니다.
다량의 약을 오래 먹는 환자들도 많아졌습니다.
지난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1회 복용 약의 수가 10개가 넘는 장기 복용 환자는 128만 8천 명.
같은 기간을 따져보니, 5년 사이 53%나 급증했습니다.
한 70대 환자의 실제 처방 기록입니다.
약들을 보니까 고혈압, 관절염, 간 질환 등을 앓고 있는 거 같은데, 한꺼번에 먹는 약이 19개나 됩니다.
10개 이상의 약들을 6개월 넘게 복용하면, 약들이 서로 간섭하니까 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부작용 수도 크게 늘어납니다.
[이상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여러 약을 복용하면) 위장 독성에 의해서 출혈이나 위장에 대한 그런 통증 같은 게 유발되는 경우가 꽤 많은 걸로 되어 있습니다.]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구에 의하면 10개 이상 장기 복용을 하면, 각각의 약물이 모두 적절할 처방일지라도 환자 사망률은 37% 높아졌고, 여기에 부적절한 약물까지 섞이면 사망률이 72%까지 치솟았습니다.
장기, 과다복용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체계적으로 약물 복용을 조언해 주는 '의약품 안심서비스'라는 스마트폰 앱을 정부가 내놨지만, 접근성이 문제입니다.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 (보건복지위) : (고령층은) 앱을 내려받는다거나 동의서를 그 안에서 확인하는 기술적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10개 이상, 장기, 노인.
이 셋에 모두 해당한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복용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디자인 : 김한길·장성범, VJ : 신소영)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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