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만 오면 물이 뿌옇게 변하는 하천이 있습니다. 근처에 있던 공장에서 나온 오염물질들이, 쓸려 내려온 건데요. 오염 물질을 내보내는 곳이면 어디든, 반드시 저감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게 이렇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적발되는 경우가 해마다 수십건이나 됩니다.
김민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곳은 강원도 정선의 지장천입니다.
평소에는 이렇게 물이 맑은데, 매년 여름, 비가 많이 올 때면 종종 탁해졌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이 촬영해 둔 사진에서는 하천이 온통 뿌옇게 보입니다.
왼쪽은 지난달 12일, 오른쪽은 그제(7일), 똑같은 곳을 찍은 것입니다.
[인근 주민 : 제가 가끔 이제 낚시, 메기 낚시하러 이 하천을 오는데요. 근데 와보면 바닥이 하얘요. 밀가루 풀어놓은 거랑 똑같아요. 양동이에 그냥 밀가루를 풀어놓은, 하얀 물.]
하천에 섞인 물질은 뭘까.
지난달 12일, 원주지방환경청이 현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하천과 맞닿은 탄산칼슘 제조공장이 조사 대상으로 지목됐습니다.
공장에는 제조 후 침전물, 즉, 슬러지를 걸러주는 오염저감시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 문제 탓에 석회질 같은 오염물질들이 이 공장에서 하천으로 흘러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방환경청은 판단했습니다.
이 공장은 지난 2021년 8월, 저감시설을 부실하게 관리했다가 개선명령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현행법상 오염원은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으로 나뉩니다.
폐수배출시설이나 축사같이 수로 등으로 특정 지점에 오염물질을 꾸준히 내보내는 점오염원과 달리, 비점오염원은 배출 경로가 특정되지는 않는 경우입니다.
물환경보전법은 비점오염원에 대해서도 저감시설 설치와 관리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위반 업체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릴 수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만 되풀이되고 있단 점입니다.
[임이자 의원/국민의힘 (국회 환경노동위) : (법이) 유명무실한 상태입니다. 문제가 개선될 때까지 꾸준하게 사후 점검도 뒤따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비점오염저감시설 설치와 관리가 미흡해 적발되는 건수는 해마다 수십 건.
같은 업체가 반복 적발되기도 하는데, 환경부는 "특별 실태점검을 비롯해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이상학,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서승현)
김민준 기자 mzmz@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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