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4년 전 숨진 백선엽 장군은 회고록에서 "자신이 독립운동하던 한국인을 토벌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보훈부는 백선엽 장군 동상에 억대의 국비를 쓰는 등 우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북 칠곡의 다부동전적기념관.
지난해 이곳에 4.2미터 높이 백선엽 장군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비용 5억 원 가운데 1억 5천만 원을 보훈부가 국비로 냈습니다.
내년부터 보훈부는 문체부와 손잡고 이 동상이 있는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안보관광자원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곳을 포함해 38선돌파기념비 등 전국 20곳의 전적지 관광을 활성화해 '안보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취지입니다.
여기에 내년에만 예산 5억 7천만 원이 들어갑니다.
게다가 보훈부는 현충시설이 50년을 넘으면 국가유산으로 등재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북 칠곡의 백선엽 장군 호국구민비, 백선엽 장군 전적비가 이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백선엽 장군 기념물을, 경복궁이나 숭례문과 같은 국가유산으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에 더해 50년이 안 됐어도 현충시설이라면 예비 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러면 지난해 세워진 백선엽 장군 동상도 국가유산 후보군이 됩니다.
백선엽 장군은 회고록에서 "한국인이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던 한국인을 토벌한 것",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도 사실"이라며 자신이 광복군을 토벌했음을 밝힌 사람입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도 그를 '친일 반민족행위자'로 규정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선 달라졌습니다.
민간단체 주도의 백 장군 추모식은 지난해부터 육군이 직접 주관하기 시작했습니다.
육군이 의장대를 동원하고 행사 예산까지 지원합니다.
[이인영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국가보훈부가 백선엽 장군의 친일 행각은 외면하고 공적 띄우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지난해 보훈부는 백선엽 장군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는 사실까지 현충원 홈페이지에서 삭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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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영 기자(deo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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